희곡 부문 심사평
본심에는 ‘밤이 지는 날’, ‘사람들은 왜 아이를 버릴까요’, ‘익명의 원칙’ 세 작품이 올랐다. ‘밤이 지는 날’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 친족에게 당한 성폭행과 결혼 후 딸이 자신의 남편에게 당한 성폭행을 중첩시키며 주인공의 불행했던 삶을 이야기하지만, 두 성폭행 사건을 한 작품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결말도 감상적이었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버릴까요’는 자신의 아이를 버린 엄마를 변호하는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법학에서 말하는 ‘내심과 표시의 불일치’를 통해 인물의 윤리적 딜레마를 심도 있게 다루기는 하나, 극의 전개가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문제 제기에만 그친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익명의 원칙’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전직 종군기자의 상담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무의식적 선긋기를 하는 방관자들에게 보내는 이야기다. 작품은 익명으로 상담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내세우며 행했던 결과에 대한 죄책감이 어떻게 전이되는지 극적으로 보여주며, 읽는 이에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심사위원들은 세 작품 중에서, 작품의 연극성과 극적 전개의 설득력과 질문의 확장성을 갖춘 ‘익명의 원칙’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자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하며 더욱 좋은 작품으로 만나길 기대한다.
임선옥 평론가·오경택 연출가 |
[임선옥·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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