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사 패권국 '됐지만 '지역 패권국'은 아냐
가자주민 '저항세력' 지지...'친서방' 내전 위험 딜레마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2025년 각종 분쟁에서 완승하며 중동의 '군사 패권국'에 올랐지만, 진정한 지역 패권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정부에 평화롭게 이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지난달 뉴스1과 인터뷰에서 "지역 패권국이라는 지위는 군사력만으로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남중국해나 동아시아에서 군사·경제적으로 엄청난 강국이지만 그 누구도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가졌다고 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이어 "한 지역에서 맹주가 되려면 군사력에 도덕적 정당성과 외교적 능력, 포용력까지 갖춰야 한다"며 "그런데 유엔과 협력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 범죄로 기소하는 등 군사 행동에 따른 이스라엘의 외교적 비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중동 패권국이 되기 위해선 먼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수용한 '가자 평화계획 3단계'를 완수해야 한다고 봤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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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따르면 1단계로 양측은 즉각 휴전 후 인질 등을 전면 석방해야 하고, 2단계로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함께 하마스와 관련 무장단체를 배제한 과도 행정 기구를 세운다. 이 과정을 마치면 마지막 3단계로 대규모 재건을 시작한다.
2단계가 난제다. 백 연구원은 어떤 팔레스타인 단체에 통치를 맡길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입장차를 좁히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백 연구원은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정치적 위임을 받으려면 자치권 확보를 위해 힘쓴 '저항 서사'가 있어야 한다"며 "반대로 조금이나마 저항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세력에 정권을 위임하려 하면 이스라엘이나 외부 세력들은 또다시 2023년 10월 7일 '아크사의 홍수'와 같은 테러를 할 것이라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예상치 못하게 이스라엘에 완패하고 미국에 핵시설을 직접 타격당한 이란은 당분간 전면전에 나서지 않고 회복기를 가질 전망이다.
백 연구원은 "이란의 대외 정책이 분쟁 시 '강 대 강'으로 가지 않는 방식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미사일과 드론 등 비대칭 전력을 회복할 때까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해 올 때만 저강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짚었다.
(뉴스1TV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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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시리아 민병대 등 이란 대리 세력이 이란의 외교 기조 완화를 이유로 무장 활동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백 연구원은 "이란 대리 세력들은 이란과 '상명하복' 관계에 있지 않고 각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인다"며 "이란의 지원 능력이 떨어지면서 쓸 수 있는 카드는 줄었겠지만, 그 각자 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정세에서 현재 중동의 가장 큰 위협으로 후티 반군이 지목받고 있다.
백 연구원은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 전력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나 홍해로 들어오는 상선을 여전히 위협할 수 있다"며 "미 국방부나 이스라엘도 후티 반군을 즉각적인 위협(Iminent Threat)으로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예상 피해 대비 소득이 크지 않아 후티 반군을 없애기 위해서 지상군 파견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F-35 등을 이용한 후티 반군 폭격은 어느 정도 전력을 약화할 수는 있겠지만 해상 물류를 위협할 역량을 차단하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ss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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