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사고에 산재 은폐 의혹···사실상 낙제점
연기금 등 투자 판단에 영향 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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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업평가기관 S&P글로벌이 쿠팡의 모기업인 미국 쿠팡Inc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점수를 최근 하향 조정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반영해 점수를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3일 S&P글로벌은 지난해 12월 30일 쿠팡Inc의 ESG 점수를 기존 9점에서 8점으로 내렸다. 앞서 S&P글로벌은 지난해 7월 18일 쿠팡의 ESG 점수로 100점 만점 중 9점을 제시해 사실상 낙제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후 11월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자 최근 재차 점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S&P글로벌의 ESG 평가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수화한다. 각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 경영 보고서가 주요 평가 대상인데 쿠팡은 이를 발간하지 않아 활용할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쿠팡이 지속 가능성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 것 자체가 ESG 활동을 등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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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점수 하향은 최근 잇따라 열린 국회 쿠팡 관련 청문회에서 각종 논란이 드러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해 경영진 책임 공백,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 미흡, 산재 은폐 의혹 및 과로사 논란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이 국회 청문회에 잇따라 불참해 거버넌스 리스크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박대준 한국쿠팡 대표와 대만 사업을 총괄하는 샌딥 카르와 대표가 연이어 사임하면서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청문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한국쿠팡 임시대표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쿠팡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전날 쿠팡 관련 의혹을 종합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86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팀을 편성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 쿠팡을 둘러싼 고소·고발이 줄을 잇자 전반적인 의혹을 동시에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31일 쿠팡의 불법적 기업 행위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S&P글로벌 ESG 점수 항목에서 사회(S)에는 고객 관계, 노동 관행, 산업 보건 및 안전, 프라이버시 보호가 평가 항목으로 명시돼 있다. 지배구조(G)의 경우는 위험 및 위기 관리, 비즈니스 윤리, 정보보안 및 사이버보안 시스템 가용성 등이 평가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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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이슈로 국한되던 쿠팡 관련 논란이 글로벌 ESG 평가 지표에도 반영되면서 쿠팡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가 한층 엄격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과 사업 구조가 비슷한 미국 아마존 역시 ESG 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이보다 높은 26점을 받았다. 월마트는 44점을, 알리바바의 경우 비교적 높은 52점을 획득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P글로벌의 ESG 평가 점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하는 투자 지표라는 점에서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며 “거버넌스포럼에서도 쿠팡의 거버넌스나 이사회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주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의 ESG 점수가 깎이면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과 국민연금 등의 쿠팡에 대한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연기금 등이 ESG를 투자의 주요 조건 중 하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탁 운용을 통해 쿠팡에 2181억 원 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 역시 이번 사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쿠팡에 투자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해당 내용을 심각하고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관계자는 “쿠팡 투자와 관련한 위탁 운용 평가를 할 때 ESG 요소도 조건 중 하나”라며 “최근 쿠팡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성 기자 util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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