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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이슈 연금과 보험

    보험사 실적 줄어드나…금융당국, 계리가정 관리 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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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손해율·사업비 가정 편차 커지자 감독체계 정비

    낙관적 가정 차단하고 문서화·공시 강화로 건전성 점검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보험사가 보험상품의 미래 손익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계리가정’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감독 기준이 마련된다. 보험부채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해 단기 실적을 부풀리는 관행을 막고, 보험사의 장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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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이후 보험사마다 손해율·사업비 가정이 크게 달라지면서, 보험부채 평가의 신뢰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IFRS17 체계에서는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예상해 현재 가치로 계산한다. 이 과정에서 손해율을 낮게 잡거나 비용 증가를 과소평가하면 보험부채가 줄어들고, 당장 실적은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실제 손해가 늘어나면 보험부채가 급증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계리가정의 기본 원칙으로 ‘현실에 근거한 중립적 추정’을 제시했다. 충분한 통계가 있으면 실제 데이터를 반영하고, 통계가 부족한 경우에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라는 것이다. 또 보험사 간 가정 차이가 드러나도록 비교 가능성도 강화했다.

    손해율 가정과 관련해서는 특히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새로 출시된 담보처럼 통계가 부족한 경우에는 임의로 낮은 손해율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적인 기준과 상위 담보의 실제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사용하도록 했다. 보험료를 올리면 손해율이 자동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하는 방식도 제한된다.

    손해율을 한꺼번에 묶어 계산하던 관행도 손본다. 앞으로는 연령·성별·담보 특성 등에 따라 손해율을 더 세분화해 산출하고, 실제 손해율이 나빠졌는데 이를 축소해 반영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사업비 가정 역시 현실화된다. 보험사는 장래에 발생할 비용을 계산할 때 물가 상승을 원칙적으로 반영해야 하고, 여러 상품에 공통으로 드는 간접비는 보험계약 전체 기간에 걸쳐 나눠 반영하도록 했다. 비용을 앞당겨 처리해 보험부채를 낮추는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보험사가 손해율이나 비용 가정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전 과정을 문서로 남기도록 의무화했다. 연중 가정을 바꿀 경우에는 변경 이유와 재무 영향까지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계리 부서 내부 판단만으로 가정을 조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다.

    감독당국은 보험사가 매년 ‘계리가정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 주요 가정과 변경 내역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주요 담보별 손해율 가정도 공시해, 소비자와 투자자가 보험사 간 차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기준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금융위는 “보험부채 평가를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만들어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바로잡고, 보험산업 전반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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