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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이슈 연금과 보험

    美중산층, 연초부터 건강보험료 ‘폭탄’…"주담대 상환액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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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 후폭풍…114% 껑충

    소득·연령 사각지대 중산층 직격…보험 포기 사례도

    민주 "중산층 증세" vs 공화 "재정 낭비" 공방 여전

    “물가 부담 여전한데”…보조금 대상도 보험료 올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건강보험료 ‘폭탄’이 현실화했다. ‘오바마케어’(ACA) 보조금(프리미엄 세액공제)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다. 물가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보험료 급증은 중산층의 새로운 생활비 위기 요인으로 떠올랐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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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 후폭풍…114% 껑충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 거주하는 레니·맨디 윌슨 부부는 지난해까지 매달 255달러를 내고 저가형 오바마케어 보험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보험료가 월 2155달러로 고지되며, 주택담보대출 상환액(760달러)의 세 배로 뛰었다. 작년 12월 31일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이 종료된 탓이다.

    CNN방송은 오바마케어 기준 평균 보험료가 26%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비영리 건강정책연구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는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사라진 경우 실제로 부담하는 보험료가 연 888달러에서 1904달러로 114%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중산층 가구의 실질 인상률은 훨씬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바마케어 보조금은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장기 기록을 세운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핵심 쟁점이었다. 셧다운은 보조금 연장 합의 없이 종료됐고, 의회는 여전히 재연장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미국인들은 새롭게 고지된 보험료를 지불할 것인지, 아니면 보험 혜택을 더이상 받지 않을 것인지(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윌슨 부부의 경우 지난해 12월 마지막 검진을 마친 뒤 보험을 해지했다. 그 대신 보험료로 내던 돈을 비상금 계좌에 적립하고 있다. 예방 진료는 모두 중단했다. 남편 레니는 “보험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큰 병이 생겨도 파산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 없이 지내는 현실은 불안하다. 사다리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응급실에 하루만 입원해도 우리는 바로 재정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조지아주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스티븐·에이미 워커 부부도 같은 이유로 오바마케어 가족보험료가 월 300달러에서 3300달러로 급등했다. 이 역시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월 2800달러)을 넘어선 금액이다. 결국 워커 부부는 소규모 사업체 그룹보험으로 갈아타며 월 220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남편인 스티븐이 지난해 뇌졸중을 겪으며 추가 진료가 필수여서, 보험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득·연령 사각지대 중산층 직격…보험 포기 사례도

    윌슨 부부와 워커 부부의 연소득은 각각 11만달러, 12만달러로, 연방 빈곤선의 400%를 넘는 계층이다. 바로 이 구간이 이번 보조금 만료로 가장 큰 보험료 인상폭을 겪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앞서 미 의회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확대, 빈곤선의 400%를 초과하는 가계(연소득 상한 1인 가구 6만 2600달러, 4인 가구 12만 8600달러)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조기 퇴직자·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직장 보험이 없는 중산층이 대거 가입했다. KFF에 따르면 지난해 오바마케어 가입자의 약 10%(약 250만명)가 이 소득 구간에 속한다.

    보조금 혜택을 받았던 상당수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공공보험)에 가입하기엔 소득이 너무 많고 메디케어(노인보험)에 가입하기엔 너무 젊은 경우가 많아 보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진단이다.

    유타주의 보험 중개인 레베카 예이츠는 “보험료를 보고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고객들이 많았다. 그냥 보험을 해지하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케어 전문 분석가인 루이스 노리스는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와이오밍주처럼 의료비 자체가 높은 지역에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오밍주 샤이엔에 거주하는 63세 부부의 연소득이 8만 5000달러라고 했을 때 보험료가 월 0달러에서 3417달러로 급증한다”며 “이 금액은 세전 수입의 절반”이라고 지적했다.

    KFF 신시아 콕스 수석 디렉터는 “젊고 건강한 가입자들이 대거 탈퇴할 것”이라며 “보조금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2034년에는 무보험자가 420만명 증가할 것”이라는 의회예산국(CBO) 전망을 인용했다.

    “물가 부담 여전한데”…보조금 대상도 보험료 올라

    민주당과 공화당은 보조금 지급을 단기간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보조금 만료가 “중산층에 대한 세금 인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보조금은 결국 세금으로 보험사에 이익을 주는 것”이라 반박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는 보험료 급등이 여전히 물가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치상으론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지만 커피·쇠고기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은 지난해 급등한 상태다. 또한 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도 웃돌고 있다.

    워커 부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하고, 자동차 보험을 더 저렴한 회사로 변경했다. 아마존 구매도 대폭 줄였다. 아내인 에이미는 “일을 더 많이 해서 수입을 늘리고, 행정 업무 상당 부분은 인공지능(AI) 비서에게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빈곤선 400% 이하 가입자는 여전히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이전보다 지원액이 줄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학대학 교수인 카메론 슈바이처는 본인만 직장보험이 있고, 아내와 두 자녀는 오바마케어 보험을 이용한다. 가족 소득이 400% 기준을 밑돌지만 올해부터 보험료가 월 650달러에서 720달러로 올랐다. 반면 보장 범위는 줄었다.

    그는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녀들이 연이어 결막염·독감·고열에 걸리며 의료비가 급증했다”며 “월간 절약 목표액 1000달러 중 상당 부분이 병원비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보다 형편이 낫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점점 버티기 힘들다”며 “강의를 늘릴까 고민하고 있지만 오히려 보험료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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