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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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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M 이슈] 수익 포기하고 신뢰 택한 넥슨...'전액 환불'이 가져올 나비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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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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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사옥/사진=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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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액 환불'. 이 문구를 보자마자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것도 게임 출시시점부터 현재까지 결제한 모든 금액의 환불입니다. 사실상 게임을 서비스해왔던 기간동안 벌어들인 돈을 이용자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입니다. 단기적인 수익에 급급하기보다 이용자들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넥슨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29일 넥슨이 모바일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에서 발생한 어빌리티 확률 오류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한 데 이어 전액 환불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놨습니다.

    논란의 시작, 어빌리티 오류

    이번 논란은 이용자들의 의혹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메이플 키우기 이용자들은 지난해 출시 직후 한 달 간 어빌리티 시스템 내 능력치 최대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어빌리티란 어빌리티 패스로 슬롯을 개방하고, '명예의 훈장'이라는 재화를 이용해 능력치 옵션을 무작위로 재설정하는 시스템을 뜻합니다. 다수의 이용자들이 어빌리티 옵션 재설정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한 번도 최대수치가 붙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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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이 \'메이플키우기\' 논란에 사과하고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 사진=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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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정상적으로 어빌리이 옵션 수치가 최대치로 나오고 있습니다. 메이플 키우기 담당부서에선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난해 12월 2일 수정 패치를 진행하면서죠. 하지만 여기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용자들에게 문제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고 깜깜이 패치를 진행한 것입니다.

    넥슨 경영진에선 이같은 내용을 지난 25일 보고받았습니다. 수정패치가 진행된 지 약 50여일만입니다. 모든 정황을 파악한 넥슨 경영진은 담당 책임자에게 가할 수 있는 모든 징계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서비스 전면 재점검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명의의 사과문과 함께 전액 환불이라는 전례없는 파격적인 보상안으로 이용자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는 "의심 정황에 대해 문의한 이용자들에게 상황을 파악하지 않은 채 사실과 다른 답변이 안내됐다"면서 "그 어떤 변경사항이라도 유저분들에게 투명하게 안내가 되는 게 마땅하다. 이는 명백한 회사의 책임"이라며 모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이용자 신뢰회복에 전념하는 넥슨

    넥슨은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경영진이 솔선수범으로 나서 고개를 숙였죠. 논란에 대해 변명 없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강도 높은 재발방지책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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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의 \'메이플키우기\' 플레이 모습. / 사진=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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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공동 대표가 직접 나선 것도 이례적입니다.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 다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넥슨의 경영을 총괄한다는 공통 분모만 있을뿐 강대현 대표는 게임 개발과 IP 확장에, 김정욱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주력합니다.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는 속도감있게 보상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25일 상황을 보고받은 뒤 바로 다음날인 26일 회의를 소집해 사태 파악에 나섰고, 회의 직후 곧바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과문에선 '투입된 비용을 넘어서는 최대치의 보상안을 제공하는 원칙'도 밝혔죠. 불과 이틀 뒤인 28일 전액 환불이라는 전례없는 결정을 내리며 원칙을 실행하는 결단력도 보였습니다. 이는 이용자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게임업계 큰형님 다운 결단, 본보기 될까

    메이플키우기는 넥슨의 주력 라인업 중 하나입니다. 넥슨의 대표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의 IP를 활용했고, 글로벌 흥행작 '아크 레이더스'와 더불어 2025년과 2026년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죠. 메이플 IP는 넥슨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인 만큼 메이플 키우기에 거는 경영진의 기대감도 상당한 편입니다.

    하지만 어빌리티 오류 논란이 발생하며 흡집이 생겼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경영진의 결단은 남달랐습니다. 게임업계 사상 첫 전액 환불 결정이 게임 업계의 화제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게임성과는 별개로 경영진에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은 단순 질책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일벌백계를 통해 경각심을 높이고 더이상 신뢰도 하락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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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현(왼쪽)·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사진=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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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용자들에게 알리지않고 깜깜이 패치를 진행해 무마하려했던 시도는 질책받아 마땅합니다. 유저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에는 단호하고 엄격하게 대응해야 똑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죠. 메이플 키우기 담당 책임자는 개발사가 아닌 넥슨 임직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식구 감싸기가 아닌, 오히려 강경한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넥슨 경영진의 속도감 있는 의사 결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전액 환불조치를 결정한 것은, 게임 매출 0원을 감안하겠다는 의미와 같죠. 게임 출시 전부터 이어진 마케팅 비용과 출시 이후 운영 비용 등을 포함하면 오히려 손해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메이플 키우기는 지난해 11월 중순 구글과 애플 등 양대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른 뒤 2개월 이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흥행게임입니다. 매출 1위 게임의 2개월치 수익을 돌려준다는 결정이기 때문에 더 놀랍습니다. 수익보다 이용자들과의 신뢰를 먼저 생각한 넥슨. 전액 환불 결정이 어떤 나비효과로 돌아올지 궁금합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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