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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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온 것과 관련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환율 급등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원화 약세를 고착화시켰다는 진단도 내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의 대담에서 환율 흐름을 언급했다. 해당 대담 내용은 한은이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 하락 배경과 관련해 "미·일 당국의 레이트 체크(rate check)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에 환율이 상당히 안정됐다"며 "대략 1430원 정도로 내려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이후 원화 약세가 예상보다 과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1월 이후 두 달간을 되돌아보면 원화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약세를 보여 의아했다"며 "1480원대 환율은 우리 역사상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할 때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시 외환시장 수급 왜곡도 지적했다. 그는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가격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지만 현물 시장에서 달러 가격은 높았는데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수출이 잘돼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많지만 사람들이 현물 시장에 팔려고 하지 않으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원화 하락 요인으로는 환율 상승 기대심리를 지목했다. 그는 "국제 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국민연금, 기관 투자자 등 국내 투자자들이 여전히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기대 심리와 싸우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라며 "투자 규모가 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졌고, 이로 인해 원화 가치 하락 기대가 형성돼 개인들의 해외 투자 선호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이는 적어도 200억달러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과의 '뉴 프레임워크'를 통해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허용하고 적절한 헤지 비율 결정은 3~6개월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통한 안정적 자금 유입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했고 24시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1% 성장에 그쳤지만 올해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1.8% 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IT(정보기술)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1.4% 수준에 머무르는 'K자형 회복'을 우려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유가 안정 덕분에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2.1%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 비율과 관련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현재 89% 수준인데 이를 장기적으로 80%까지 줄이고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을 막아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금리 인하만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저소득층의 부담을 일부 완화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혜택의 대부분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돌아간다"며 "금리는 이러한 K자형 회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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