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 혐의 중 재판개입 직권남용 2개 인정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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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헌정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첫 사례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의 임기 동안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통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고영한(70) 전 대법관은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두 전 대법관은 모두 문제가 된 시기에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후 임기 6년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행정처장이었던 박·고 전 대법관 등에게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각종 재판 개입,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헌법재판소 견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앞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47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2024년 1월 1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47개 혐의를 약 90개로 세분화해 판단한 뒤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여러 혐의 중 2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 4월 서울남부지법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취소하게 한 행위, 2015년 11월 서울고법에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낸 지위확인소송의 1심 결과를 뒤집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유죄로 봤다. 재판 개입을 직권남용죄 구성요건인 '직무권한'으로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과 달리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에 개입해 판사의 재판권을 침해했기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부당 개입 등 나머지 혐의는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2심 선고 직후 "직권남용죄에 대해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었고, 일부 인정된 사실에 대해선 심리가 전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상고 의사를 밝혔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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