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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부동산 투기 억제 실패할 것 같나요?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천피, 계곡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입니다." 지난 1월 31일 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거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은 '문 정부 시절의 정책 실패 데자뷔'라고 지적한다. 과거 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면서 20번이 넘는 대책들을 쏟아냈지만, 그 결과는 사상 최고 수준의 집값 급등과 전세 대란이었다. 어쩌면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데, 이 대통령의 SNS 발언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정부와 다른 환경들 = 그러자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정비보다 훨씬 쉽다'는 이 대통령의 자신감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문 정부 시절과 지금은 시장 구조나 정책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뭐가 다르다는 걸까.
우선 과거엔 '핀셋 규제'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결정적 원인은 규제가 전국적인 '풍선 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당시 서울을 억누르면 수도권과 지방이 동시에 들썩이는 전국적 급등세가 나타났다.
반면 지금은 집값 상승세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 일례로 지난해 전국 집값 상승률은 0.1%에 그쳤는데, 서울은 7.1% 올랐다. 극명한 양극화를 보인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전국적인 조세 반발은 피하면서 서울의 특정 지역만을 타격하는 '핀셋 규제'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산 시장의 흐름이 부동산 일변도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문 정부 시절과 다르다. 과거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만 쏠렸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000선, 1000선을 넘어서면서 증권시장으로의 자산 유입 효과가 뚜렷해졌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이 유일한 재테크 수단이었던 과거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지 않겠냐는 긍정론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증시 지수를 직접 언급하면서 "부동산 정상화"를 강조한 것도 이런 '머니 무브' 현상에 따른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정책이 더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1·29 공급 대책과 병행해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력한 세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다름 아닌 보유세와 거래세 강화다.
지난 1월 29일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을 통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합리적인 조세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보유 비용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법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투기 수요를 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 외에 아직 쓸 카드가 더 있다는 얘기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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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집어야 할 원초적 한계 =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자신감에도 허점이 없지 않다. 당장의 주택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 채 규제만으로 집값을 낮추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실제로 1·29 공급 대책에서 나온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와 서리풀지구 등의 실제 착공·분양 시점은 2028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시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시장의 한 전문가는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도 필요하지만, 민간 참여 확대와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한 실질적인 공급 체감 시점 단축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는 과연 문 정부의 전철을 피할 수 있을까.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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