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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이슈 연금과 보험

    보험 분석했더니 가입은 "딴 데서 하세요"… 반쪽자리 AI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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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AX 가로막는 '3대 규제' - (중) 진단과 처방 못 이어지는 금융 AI

    [편집자주] 금융 상품을 찾고 요약하는 AI 시대는 저물어 간다. 고객에게 보험을 추천하고, 직접 상품 결제까지 실행하는 '에이전틱 AI'가 금융의 새로운 혁신으로 떠오른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마이데이터 역량을 갖추고도 금융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한국형 금융 AI 에이전트의 탄생을 위해 허물어야 할 3대 규제 장벽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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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금융 AI 에이전트가 날개를 달지 못하고 있다. AI가 고객의 금융 상황을 '진단'(조회·분석)할 수는 있지만 '처방'(추천·권유)은 할 수 없어서다. 최고의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지만, 정작 소비자는 AI에 보장 분석을 받고도 보험 가입은 직접 홈페이지를 찾아다니며 해야 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플랫폼의 금융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플랫폼이 금융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다. 금융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행위는 단순 광고가 아니라 중개로 해석된다. 이를 수행하려면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대출 추천은 중개 라이선스로 가능하지만, 보험·펀드·예적금은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라는 임시 허가에 의존한다. 샌드박스는 태생적으로 종료가 예정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보험에선 이마저도 플랫폼이 비교·추천할 수 있는 상품 범위가 제한된다. 보장성 건강보험은 안 되며 자동차나 1년 이내 단기 상품만 추천할 수 있다.

    한국의 마이데이터는 고객 자산 규모부터 소비 패턴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규제에 막혀 AI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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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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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령 카카오페이는 자사 AI '페이아이'를 활용해 'AI로 내 건강 관리하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건강 데이터에 기반해 보험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맞춤형 건강보험 상품을 추천해야 하지만 규제에 막혀 할 수 없다. 보험 가입은 고객이 직접 알아보면서 해야 한다. 카카오페이는 보험 판매 라이선스를 갖춘 파트너사로 고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실제 가입을 위해선 해당 금융사로 이동해야 하는 절차가 사용자 경험을 저해한다. 업계는 비교와 가입이 단절된 현재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원칙적으로 금지된 플랫폼의 금융 상품 추천·권유를 풀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플랫폼 관계자는 "취급 상품 범위의 제약, 샌드박스를 통한 제한적 허가 등은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 형식"이라며 "자유롭게 금융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현하거나 장기적 안목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기반 위에서 AI가 금융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권유할 수 있다면 금융 서비스 패러다임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 에이전트에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완벽한 금융 비서 역할을 맡길 수 있다. AI가 더 높은 금리의 예금으로 자동 예치하거나, 만기가 다가온 대출을 최저 이자 상품으로 대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가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알아보고, 가입하는 전 과정을 연결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금융 에이전트가 탄생할 수 있다"며 "이미 선도적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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