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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언제 개막하는 지도 몰라요”...밀라노 올림픽 특수 실종에 자영업자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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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경기·중계 독점에 관심도 ‘뚝’

    상인들 “예전 같은 단체 예약 없어”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삼중고에 고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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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나 야구 정도에나 관심 있지, 요즘은 올림픽이 언제 개막하는 지도 잘 모르더라고요. 장사 환경이 날씨처럼 정말 추워요.“

    이달 5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집.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매장 안은 한산했다. TV에서는 예능 재방송이 흘러나왔고, 과거 월드컵이나 올림픽 시즌이면 붙어 있던 경기 일정표나 단체 예약 메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서 모 씨는 “예전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있으면 삼삼오오 모여 보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거의 관심이 없다”며 “시차로 인해 대부분이 새벽 경기인데다 인기 종목도 제한적이라 장사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한국시간 기준 7일 오전 4시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과거와 같은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 등 대중성이 높은 구기 종목이 없는 데다, 이탈리아와의 8시간 시차로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대에 편성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함께 모여 경기를 관람하기보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집에서 혼자 경기를 소비하는 ‘집관’ 중심의 미디어 이용 행태가 확산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대학가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경희대와 한국외대 등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30대 최 모 씨는 “대학생들은 (올림픽보다)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를 만나는 게 더 재밌다고 한다”며 “새벽 경기라 보기 힘들 것 같아 올림픽 관련 이벤트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모습이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김연아 선수가 현역일 때만 해도 열심히 동계올림픽을 챙겨봤는데, 올해는 언제 개막하는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한규만(24) 씨는 “유명 선수도 많지 않은데 올림픽을 하든 말든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며 “넷플릭스나 유튜브 대신 올림픽을 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달에 올림픽이 있었냐”, “예전엔 새벽 경기라도 단체 예약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문의조차 없다”, “올림픽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2월 초다” 등 글이 잇따르고 있다.

    중계 환경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은 JTBC가 중계권을 독점하면서 지상파 3사는 중계에 나서지 않는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삼중고’ 환경 속에서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가 상승과 각종 경제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민생 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주가는 오르고 정부에서 성과 홍보도 하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선 그게 내수나 매출로 이어진다는 체감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민생경제 위기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특수 실종이 단순히 경기 시간대나 중계권 문제를 넘어 소비 행태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며 적극적인 소비 유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함께 모여 응원하고 소비하던 집합적 분위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가만히 손님을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매출 반등이 어렵다. 매장이나 유통 채널이 보유한 홍보 수단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고객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도 공동 관람 이벤트나 간단한 혜택 제공 등으로 손님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낼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신지민 견습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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