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법상 '제3자 비공개 요청' 놓고 엇갈린 해석
강화군 "비공개 요청에 당장 공개 어려워" vs 피해자측 "비공개 대상 아냐"
색동원 관련 기자회견 하는 박용철 군수 |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인천 색동원 내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심층 보고서의 공개 여부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피해자 측 간 법령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강화군은 색동원과 조사기관의 비공개 요청으로 당장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피해자 측은 비공개 대상이 될 수 없는 정보라고 반박했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인천시 강화군은 지난해 12월 1∼2일 색동원 내 여성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벌인 뒤 경찰에 보고서를 제공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 19명이 입은 피해 진술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군은 지난 5∼6일에는 색동원 내 남성 입소자 16명을 상대로도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경찰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강화군은 피해자 측 9명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아직 심층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강화군은 지난달 15일 피해자 측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30일 정보공개심의회를 열고 심층 보고서 부분 공개를 결정했으나, 제3자인 색동원과 조사기관 우석대 연구팀의 비공개 요청에 따라 당장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화군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 따라 제3자의 비공개 요청이 있으면 정보공개 결정일과 공개 실시일 사이에 최소한 30일의 간격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색동원과 색동원 원장은 '민감정보', 우석대 연구팀은 '영업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색동원 등은 비공개 요청을 즉각 철회하고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피해자 측은 강화군이 정보공개법을 남용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화군이 정보공개를 놓고 제3자의 의견을 듣는 행위는 필요한 경우에 할 수 있는 '재량적 조치'로,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아니라고 피해자 측 변호인은 주장했다.
또한 색동원 심층보고서 내용은 반인륜적 범죄의 실체를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작성된 정보로,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에서 명백하게 제외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바른 고은영 변호사는 "가해 시설의 비공개 요청을 이유로 보고서의 공개 기한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며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 피해 복구를 목적으로 제작된 보고서를 정작 주인인 피해자가 못 보게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변호사는 색동원 내 피해 사실을 최초로 진술한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으며, 이날 강화군수의 관련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냈다.
고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보공개법상 공개 청구된 정보가 제3자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면 바로 통지해야 하는데, 강화군은 (공개 청구 이후) 19일 만에야 통지했다"며 "법령 요건은 명백히 위반하면서 피해자의 권리 구제는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상 제3자의 비공개 요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비공개 사유가 될 수 없으니 강화군은 독자적으로 공개 결정을 하면 된다"며 "그러나 강화군은 색동원에 비공개 요청을 철회하라고 보여주기식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피해자의 인권을 외면하고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강화군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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