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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TSMC, 美빅테크에 관세 면제권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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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 “무관세 쿼터 받아 재할당”

    삼성·SK도 대미투자 확대 압박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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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대만 TSMC에 반도체 관세 면제 쿼터 할당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TSMC가 고객사인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에 쿼터를 배분하면 미국 기업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TSMC가 고객사와 더욱 밀접해지는 동시에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TSMC 수준의 투자 압박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대만이 2500억 달러의 직접 투자와 2500억 달러의 정부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만의 상호관세율을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대만 기업은 공장 생산능력의 2.5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장을 건설한 후에는 1.5배까지 허용했다. 이에 따라 2500억 달러 투자금 중 1650억 달러를 차지하는 TSMC는 상당한 관세 면제 쿼터를 확보한다.

    미 당국의 이 같은 정책은 TSMC가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을 미국 본토로 더 많이 이전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에 나선 자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대만의 반도체 관세를 면제하면서 상당한 자율권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장 지을수록 쿼터 늘어…TSMC 모델’ 삼성·SK에 요구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41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답안’을 제시하면서 세계 1·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거센 투자 압박을 받을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만과 같은 조건을 적용받도록 합의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TSMC의 대미 투자 규모가 삼성·SK를 압도하고 있어 그에 상응하는 추가 투자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대만의 반도체 무관세 혜택을 TSMC의 고객사들과 연계했다. TSMC에 반도체 제품 생산을 위탁하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들에 무관세 혜택을 배분하는 내용을 관세 협정에 담은 것이다.

    미국과 대만 정부 간 합의한 반도체 무관세 방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 불리한 조건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빅테크들과 인공지능(AI) 칩과 이미지센서(CIS) 등의 대량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5% 관세를 부과받을 경우 가격과 영업 경쟁력 자체가 훼손된다.

    대만 TSMC에서 만들어진 칩은 무관세인 데 반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제조된 반도체는 관세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만 간 ‘무관세 방정식’은 반도체 설계와 생산·파운드리 공정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삼성전자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가 반도체 관세 면제를 받지 못하면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적잖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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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만 관세부과땐 영업경쟁력 타격

    SK하이닉스의 고부가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만으로 수출돼 조립되지만 최근 시장은 범용 제품인 D램도 품귀현상이 벌어지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국내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23억 달러(약 18조 원)의 메모리반도체를 직접 수출했는데 올해 전체 반도체 수출은 2000억 달러(약 292조 원), 대미 수출은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5% 관세를 맞게 되면 부담할 관세 비용만 7조 원이 넘는다. 만약 대만과 멕시코 등을 우회해 수출되는 한국산 반도체와 반도체가 들어가는 휴대폰·PC·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까지 관세에 노출되면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폭될 수 있다.

    미국의 압박은 거세지는 형국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16일 마이크론 신규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반도체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며 “100% 관세를 부담하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대만마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받는 관세 압박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57조 들여 美 공장 증설
    하이닉스 패키징 설비에 6조 베팅
    수백조원 달하는 추가자금 요구땐
    용인클러스터 투자액 줄일 수밖에

    업계는 미국과 대만의 관세 협상 합의안을 베껴서 써낼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점을 더욱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짓는 데 약 370억 달러, 오스틴 공장 증설에 19억 달러 등 389억 달러(약 57조 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데 41억 달러(약 6조 원) 등을 투자하고 있다. TSMC가 미국에 투자하는 1650억 달러와 키를 맞추려면 산술적으로 1220억 달러(약 178조 원)를 미국에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액만 각각 360조 원, 600조 원에 달해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관세 폭탄을 피해 미국에 추가 생산시설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투자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메모리반도체 라인을 현지에 건설할 경우 생산 라인 1개당 약 60조~70조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한 상장을 검토하는 등 부족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추가 투자 압박에 노출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기차에 지원을 약속했다가 정부가 바뀌자 폐지하는 등 정치 상황에 따른 변화를 예측할 수가 없다”며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는 10년 앞을 내다보고 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만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미 정부의 협상 결과에 맞춰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반도체에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기업들도 피해를 입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가 품귀인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된다면 결국 고객사들에 상당한 비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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