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강력 제재 속 어려움 가중…'외화수익 짭짤' 시가 축제마저 연기
한국과의 수교 2주년을 기념하는 쿠바 정부 소셜미디어 게시물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쿠바 정부가 한국과의 수교 2주년을 맞은 14일(현지시간)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밝혔다.
쿠바 외교부는 이날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태극기와 쿠바 국기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게시물을 올리고 "오늘 양국 수교 2주년을 기념한다"라고 적었다.
쿠바 외교부는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다"라고 덧붙였다.
주쿠바 한국대사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수교는, 두 나라가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뜻깊은 약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가 지속해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중남미 지역에서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던 쿠바와 2024년 2월 14일 미국 뉴욕에서의 양국 유엔 대표부 외교 공한 교환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수도 아바나 미라마르 비즈니스 센터에서는 주쿠바 한국 대사관이 공식 개관했다. 쿠바 역시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이프라자 빌딩에 외교공관을 마련했다.
상호 호혜성에 기반한 한국과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은 그러나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정부 입장에서는 극심한 연료난 해결에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쿠바는 자국과의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여파 등으로 에너지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공서 근로 형태를 주4일제로 전환하고 항공기 급유를 중단하며 봉쇄 조처에 대응하고 있으나, 당면한 위기 해결은 난망세다.
사회주의 체제 이념을 공유하는 러시아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석유 지원을 천명했지만,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 조처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2월 열린 아바노 페스티벌에서 시가 잎 손으로 말고 있는 남성 |
쿠바의 국가적 행사들마저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쿠바 대표적 수출품인 시가의 글로벌 유통을 독점하는 아바노스(Habanos S.A.) 측 아바노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올해 아바나 시가 축제를 연기한다"라며 "이는 최고 수준의 품질, 우수성, 경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엔 24∼27일 열리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세계 최대의 프리미엄 시가 전시회로 꼽히는 이 축제는 매년 수백명의 투자자와 애호가의 발길을 사로잡는 쿠바의 대표적 '외화벌이' 행사다.
14이메디오를 비롯한 쿠바 관련 언론매체 과거 보도를 보면 지난해 행사 수익금은 2천만 달러(289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대표 행사인 아바나 국제 도서전 역시 "여러 가지 상황으로" 개막(애초 12일로 계획)하지 못한 채 연기됐다.
수도 아바나를 비롯한 쿠바 전역에서는 하루 10시간 이상의 정전이 일상화했다. 주유소 앞에는 기름을 받기 위한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화를 제안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당분간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 니코 로페스 정유소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쿠바 정부는 "불은 신속히 진압됐으며,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보관하던 창고만 피해를 봤다"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쿠바 정유소 인근 화재 현장 |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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