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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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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금리 낮춘다?...워시 지명에 美 연준 통화정책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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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 의장 지명자 워시의 AI 낙관론

    “생산성 혁명이 금리 인하 여력” 주장

    상당수 경제학자들 부정적 시각 제기

    폴 크루그먼 “AI, 금리 인하 정당화 못해”

    투자 수요 과열, 중립금리 ↑ 예상도

    그린스펀 금리 인하는 위기 대응 조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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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인공지능(AI) 시대의 금리 경로를 둘러싼 경제학계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워시 지명자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AI 혁명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인하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AI 투자 붐이 총수요를 자극해 오히려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워시 지명자가 연준 의장에 취임하면 금리 인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에 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은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가운데 워시 지명자는 그간 연준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장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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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그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연준의 무너진 리더십’(The Federal Reserve’s Broken Leadership)에서 연준의 경직된 정책 기조가 미국 경제의 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I가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완화) 요인이 돼 생산성을 높이고 미국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준은 고물가 도그마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에 더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시 측 논리가 경제학적으로 크게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많다. AI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동일한 비용으로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할 수 있고 공급 확대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부담 없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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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시각은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기와 맞물린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의 경험을 근거로 한다. 당시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인터넷이 확산되며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졌고 연준이 적절하게 금리를 관리해 미국 호황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AI 시대에도 유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경제학자는 부정적 시각을 내놓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AI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워시 측 논리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AI가 생산성을 급격히 끌어올릴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IT 기술은 생산성 급증을 이끌었지만 2007년 이후 스마트폰 혁명은 삶과 사회를 크게 바꿨음에도 거시경제 생산성 지표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거대하고 복잡해 화려한 기술 혁신이 기대만큼 큰 생산성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AI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많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전력 비용을 높이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가 전자기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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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통화적 현상이며 생산성 자체가 물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성 가속이 투자 수요를 확대하고 저축을 줄여 경제의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침체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균형 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가 정책금리보다 높아지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게 된다.

    1990년대 그린스펀 의장 시절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연준은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았을 뿐이지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적은 거의 없었다는 반박이다. 그린스펀 의장 시절 금리 인하는 1987년 블랙먼데이, 저축대부조합(S&L) 위기, 199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불안 등 금융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단행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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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인식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FT가 시카고대 클라크 금융시장센터와 함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는 AI 붐이 향후 2년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과 중립금리를 0.2%포인트 미만으로 낮추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AI 열풍이 당분간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셈이다. 반면 약 3분의 1은 AI가 중립금리를 0.2~0.5%포인트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FT는 “워시 지명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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