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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자중’ 부탁했다 직무배제, ‘경비통’들은 줄징계… 경찰 내부 “현장도 고려했어야”[채민석의 경솔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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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경찰 22명을 상대로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계엄 당시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저항을 하지 않았거나, 윗선의 지시를 받고 국회로 출동을 한 경찰 관계자들까지 줄줄이 징계 요구 대상에 올라 헌법존중TF가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12일 헌법존중TF는 경찰을 상대로 징계요구 22건과 주의·경고 6건의 후속 조치를 취했다. 정직·강등·해임·파면 등에 해당하는 중징계는 16건, 감봉·견책에 해당하는 경징계는 6건이다. 계급별로는 22총경 이상이 19명, 경정이 3명이다.

    가장 많은 징계 사유는 ‘국회 차단’으로 총 12건(중징계 10건, 경징계 2건)이었다. ‘선관위 통제’는 6건(중징계 5건·경징계 1건), 방첩사령부 체포조 인력 지원 관련은 4건(중징계 1건·경징계 3건) 등이었다.

    국회 차단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징계를 받은 만큼 당시 서울의 치안 및 경비를 담당하던 ‘경비 기능’ 관련 인물들이 줄줄이 유탄을 맞았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에서 경비를 담당하던 지휘부들이 이번 헌법존중TF 조사 결과에 휩쓸려나갔으며, 단순히 윗선의 지시를 받고 국회로 출동해 명령을 수행한 기동단장들도 징계를 피해가지 못했다.

    문제는 당시 비상계엄의 선포 배경이나 이유 등에 대한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단순히 지시를 이행했던 경찰들이 줄줄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에 국회 봉쇄를 위한 기동대 배치 시점은 비상계엄 선포 후 채 10분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상명하복’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경찰 조직에서 명령을 받은 인물들이 비상계엄이 불법인 지 아닌 지를 파악하기에 10분은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회 출입문 폐쇄 및 국회 출입 전면 통제 조치 또한 계엄 선포 이후 불과 1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법인 지 법리적으로 판단하고 탄핵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수개월이 걸렸다. 이번 징계는 정부가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몇 시간 만에 불법 여부를 판단하고 행동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내부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현장에 출동해 윗선의 명령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경찰관들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제 누가 현장으로 가려고 하겠나”라며 “경찰 수사의 ‘성역 없음’을 강조하던 정부가 되레 경찰이 모든 상황을 정치적으로 고려하도록 만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잔뼈가 굵은 ‘경비통’들을 줄줄이 날려 보낸 만큼, 앞으로 정부는 경찰의 경비 태세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격한 반응을 쏟아내가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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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존중TF의 조치는 아니었지만 비상계엄과 관련해 경찰의 2인자에 해당하는 ‘치안정감’급 인물이 대기발령 조치되는 일도 발생헀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엄성규 부산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오는 19일 근무 해제하기로 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한 경찰관이 게시한 불법 계엄에 대항하자는 취지의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 때문이다.

    당시 강원경찰청으로 재직 중이던 엄 청장은 비상계엄 발령 직후 당시 경찰청장이던 조지호 전 청장이 자정에 소집한 전국 지휘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중 부하 직원에게 ‘내부망에 글이 올라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엄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강원 경찰도 국회로 출동하자’는 내용의 글이 내부망에 올라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선 경찰서 과장(경정)이 올린 글이라고 하기에 해당 경찰서 서장에게 ‘자중하자’고 지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무원인 경찰은 공직선거법 제9조 1항에 의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엄 청장은 “해당 글에 ‘출동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당시 북한의 도발(로 인한 비상계엄)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접경지역인 강원경찰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계엄 선포 28분 만에 해당 서장에게 ‘정치적 언행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지시만 내렸다. 엄중한 상황에서 시도경찰청장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 아닌가”라고 밝혔다.

    ‘헌법존중TF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정해졌다’, ‘직원을 강하게 질책했다’, ‘헌법존중TF가 엄중히 보고 있다’ 등 의혹에 대해서는 “소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엄 청장은 “게시글을 삭제하고 강하게 질책할 정도면 추후 지구대장 등으로 발령내는 등 인사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해당 직원은 현재도 (계엄 당시)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일선 현장 경찰관은 “징계 대상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일부 지휘부를 대상으로 징계가 결정될 줄 알았는데, 현장으로 간 경찰관들까지 징계를 받게 생겼다”라며 “당시 급박한 상황 속에서 누가 법리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대응을 했겠냐. 이번 헌법존중TF의 결정은 그저 운이 없어 승진 길이 막힌 경찰관들을 만들어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단순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자고 말한 시도경찰청장까지 징계 대상에 올랐다”며 “내부에서 신임을 받는 경찰을 이런 이유로 내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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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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