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4월29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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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이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1심에서 무죄, 그것도 전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에도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는 사례가 계속 나옵니다.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건,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이상직 전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내정 관련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사건 등은 모두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는데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엔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일부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항소를 검찰이 포기하면서 후폭풍이 거셌습니다. 지난달엔 1심 전부 무죄였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중 박지원 민주당 의원(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검찰의 항소 포기는 흔한 일일까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 이전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사건은 뭐가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문재인·윤석열 정부까지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국가배상소송 등 국가가 당사자인 소송과 재심 사건은 제외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 사건입니다. 1심 법원은 2015년 12월 “사실이 아닌 내용의 기사로 박 대통령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맞지만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면 언론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며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법원 판단에 의해 기사 내용이 허위이고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점 등이 명백히 규명된 데다 외교부에서도 한·일관계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처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이 2014년 1월14일 경찰에 자진 출석 하기 위해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을 나서고 있다.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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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때 사례로는, 파업을 벌였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철도노조 조합원들 사례가 있습니다. 철도노조는 2013년과 2014년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반대’ 등을 내걸고 파업했습니다. 검찰은 철도노조가 한국철도공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2014년 조합원 182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컸습니다.
대법원은 2017년 2월 파업을 주도한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해 “파업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불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사측의 파업 예측 및 대비가능성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다른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하급심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고, 서울서부지검은 2017년 9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조합원 47명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이후 같은 달 대검찰청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노조원 95명에 대한 공소를 일괄 취소했습니다.
2018년 1월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막역한 사이라고 주장해 박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의원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검찰이 박 의원을 재판에 넘긴 지 3년 반 만이었습니다.
같은 해 2월엔 검찰이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씨의 보안관찰법 위반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에 시민군으로 참여한 강씨는 1985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상 전향을 거부하며 14년간 수감 됐습니다. 법무부는 2002년 2월 보안관찰법을 근거로 강씨에게 2년의 보안관찰처분 결정을 내렸고 이후 처분을 7차례 갱신했습니다. 보안관찰처분을 받으면 3개월마다 주거지 이전이나 국외 여행, 다른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와의 만남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하는데, 강씨는 보안관찰처분이 부당하다며 신고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강씨에 대한 보안관찰 기간 갱신 처분은 위법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11월엔 교재비를 약 3배로 부풀린 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교재회사 대표와 유치원·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이 검찰의 항소 포기로 확정됐습니다. 1심 법원은 “학부모들이 낸 돈을 피고인들이 편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거나 상당히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은 2016년 12월 검찰의 기소부터 1심 선고까지 무려 7년이 걸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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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의 기계적 상소(항소·상고) 관행에 대해 여러차례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검사들이 (죄가)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거나, 무죄가 나와도 책임을 면하려고 항소·상고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도 “이전엔 항소하는 게 당연했다면, 이제는 항소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사건들이 주로 여권 인사 관련 사건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는 여전합니다. 늘어나는 검찰의 항소 포기,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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