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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6 (월)

    “거의 나체로 버스 타니 민망”…‘비키니 승객’에 골머리 앓는 시드니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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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전경. 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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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의 한 지역 의회가 비키니만 입은 승객들의 무료 셔틀버스 탑승을 금지했다. 해변의 모래 묻은 옷으로 인해 버스 내부가 더럽혀 진다는 위생상 이유를 내세웠지만, 해묵은 공공예절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13일 가디언과 CNN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시드니 북부 해안의 노던비치 의회는 최근 해변 지역을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에 새 복장 규정을 도입했다. 맨리, 페어라이트, 발고와 등 해안 지역을 오가는 이 30인승 버스는 해수욕객들이 자주 이용한다.

    현지 정류장에는 “적절한 옷차림을 해주세요. 수영복 위에 반드시 옷을 입어야 합니다”라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의회는 성명을 통해 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버스 운전사는 승객의 옷차림이 “차량을 더럽히거나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승객이나 운전사에게 불편이나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회 측은 “젖었거나 모래가 묻은 옷은 공유 교통수단의 청결과 쾌적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변에서 젖은 수영복을 입은 채 버스를 탄 승객들로부터 모래가 떨어져 좌석이 축축하고 더러워진다는 논리다.

    다만 마른 수영복에 대해서도 의회 측은 “운전사가 수영복이 젖었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며 일괄 적용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번 조치는 ‘수영복 차림 승객이 보기 불편하다’는 일부 승객 민원에서 비롯됐다.

    한 남성 주민은 “거의 나체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민망하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단정한 복장을 갖춰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여성도 “밀폐되고 좁은 버스 안에서 수영복 차림 승객과 함께 있으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호주에서는 해변 복장 논란이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60년대 초 시드니 동부 웨이벌리 지방 의회가 관할하는 본다이 비치에서는 이른바 ‘비키니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지방정부는 조례에 따라 수영복의 노출 정도를 엄격히 규제했는데 1961년 10월 연휴에는 본다이 비치에서만 50명이 넘는 여성이 수영복 규정 위반으로 쫓겨나거나 체포됐다.

    해당 조례가 1961년 말 폐기된 뒤 수영복 착용 기준은 완화됐지만 해변 복장 논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4년에는 동부 골드코스트에서 엉덩이를 최소한으로 덮는 좁은 끈 형태의 ‘G스트링 비키니’ 착용 금지안이 제기돼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시내까지 노출이 심한 G스트링 비키니 차림으로 나타나는 것이 불편하다는 시민과 여성의 복장 선택권을 옹호하는 측의 주장이 충돌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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