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내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 아이는 누가 돌봐줄까'라는 질문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는 이 막막한 질문에 정답을 만들어온 사람이 있습니다.
장애인 자립 모델을 구축한 공로로 2025년 대한민국 국민훈장을 받은 장애인 지원 단체 '히어 앤 나우'의 이보상 대표를 만나봅니다.
[해설]
두 사람의 손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하나가 된 듯 춤을 춥니다.
서툰 손가락을 다독이며 선율을 만들어가는 이 사람은 발달장애인들의 든든한 조력자 이보상 대표입니다.
이곳은 캐나다 밴쿠버의 장애인 지원단체 '히어 앤 나우'.
낯선 타국 땅,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한인 장애인 가족들에게 이곳은 든든한 울타리이자 삶의 터전입니다.
2008년 고립된 생활을 하는 한인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홈 캠프'로 시작했던 히어 앤 나우는 이제 장애 자녀들의 자립을 돕는 전문 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대표는 지난해 대한민국 국민훈장을 받았습니다.
[이 보 상 / 히어 앤 나우 대표 : 여기까지 오기까지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정말 많은 우리 스태프분들과 또 가족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거 뭐 당연히 제 개인의 얘기는 아니고 단지 대표로서 대신해서 받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 길의 출발점은 아들 찬하 씨였습니다.
1998년, 3살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자 이 대표는 좌절 대신 '해결책'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캐나다에서 한인 장애인을 위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 보 상 / 히어 앤 나우 대표 : 제일 컸던 거는 이제 정보죠. 정보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다음에 그 언어 문제로 해서 많은 벽을 느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 벽을 좀 더 좀 낮춰주자는 의미로 한 거죠.]
이 대표는 캐나다의 장애인 복지 정책을 연구해 우리말로 번역하고 웹사이트에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밴쿠버 장애인 단체 '플랜(PLAN)'의 모델인 '안전하고 안정된 미래 설계'와 '개인 네트워크'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녀가 홀로 설 수 있도록 주거, 일자리, 노후를 아우르는 구체적인 자립 계획을 세웠습니다.
막연했던 자녀의 삶이 손에 잡히는 미래로 바뀌자, 비로소 가족들의 얼굴에도 다시 웃음이 찾아왔습니다.
[자립 장애인 가족 : 아이가 적응하고 성장하고 이러는 걸 보면서 저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아이도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제 이 대표의 시선은 더 먼 미래를 향합니다.
부모가 없는 미래까지 책임지는 '지속 가능한 돌봄' 모델은 국경을 넘어 한국의 복지 현장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귀 영 / 행정 매니져 : 나중에 이제 우리 장애인 친구도 똑같이 이제 노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 모든 서비스가 연결된 곳 그것이 저희들의 미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 영 지 / 프로그램 담당 : 대표님은 (정책을 현실로 만드는) 그런 데에 대한 탁월한 능력이 있으시고 경험도 있으셔서, 그런 것들로 주로 이끌어 주시고 저는 뒤에서 맡겨진 친구들 프로그램을 담당하면서 잘 또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고요.]
아버지가 아들에게 건네는 농담 속에는, 더 이상 장애가 벽이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습니다.
야, 혹시 아냐? 누가 여기 YTN 뉴스 보고 너 저기 저 영화에 나올 생각 없냐고 연락 올지 아냐? 이 정도 얼굴이면 가능하잖아. 키가 작아서 그렇지 우리가.
어느덧 성장해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
이 대표는 오늘날의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아들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이 보 상 / 히어 앤 나우 대표 : 너로 인해서 발생이 된 게 다른 가족한테도 이렇게 가고 캐나다까지 온 것도 사실이야. 너로 인해서 온 거지. 아빠가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평범한 일상이 이제 밴쿠버의 수많은 장애인 가족들에게 희망의 찬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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