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부동산 세금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박민수(필명 제네시스 박) 더스마트컴퍼니 대표는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급적 ‘이른 매수’를 권했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된 ‘맥북 대란’을 서울 아파트 시장에 비유했다.
그는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강동·동대문·서대문 등 중상급지의 ‘키 맞추기’ 장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겪고 있는 극심한 양극화와 매물 잠김 현상의 원인을 ‘누더기 세제’에서 찾았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급 대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독촉하지만, 정작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못하게 자물쇠를 채웠다”며 “취득세 중과라는 덫에 걸린 시장은 이미 ‘똘똘한 한 채’라는 ‘뉴노멀’에 중독됐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부동산 세금 분야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투자 전문가다. 유튜브 채널 제네시스박(구독자 21만명) 등으로 다양한 부동산 투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학습된 심리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규정하며 정부의 공급 대책보다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정부의 1·29 공급 대책을 평가한다면.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용산 정비창 부지에 1만 가구를 공급하고 그중 상당수를 임대로 배정하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세계적인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야 할 금싸라기 땅에 공공임대를 넣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특히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비구역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은 지자체의 인허가권을 침해하고 조합 내 분란만 야기해 오히려 공급을 늦추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지금 집을 사야 할지, 아니면 2030년 이후 공급을 기다려야 할지 고민하는 수요자가 많다.
“당장 사야 한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된 ‘맥북 대란’을 생각해보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부품 값이 오르자 사람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 성능 좋은 제품을 사려고 줄을 섰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건축비는 오르는데, 3~4년 후의 불확실한 공급을 기다리는 건 기회 비용이 너무 크다. 5000만원 아끼려다 자산 가치 7억원이 사라지는 사례를 수없이 봤다. 저점 매수는 불가능하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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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핵심 입지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정책이 만든 괴물이다. 2020년 도입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가 결정적이었다. 두 번째 집을 사는 순간 세금이 8%로 뛰니,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가장 비싼 한 채’에 집중하게 됐다. 지난 5년 동안 이 학습 효과가 뉴노멀로 굳어졌다. 전국을 분석하던 투자자들도 이제 서울만 본다. 지방 사람도 서울만 본다. 안 팔리면 의미 없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전망은 어떻게 보나. 주목할 만한 지역이 있다면.
“서울 매매 시장은 전반적으로 5% 이상 오를 것으로 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 벨트의 상승 폭이 크겠지만,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중상급지의 키 맞추기’다. 지난해 마포와 성동이 달렸다면, 올해는 강동, 동대문, 서대문으로 매수세가 몰릴 것이다. 대출 규제로 갈 수 있는 곳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다 보니 15억~20억원대 단지들이 25억원 선으로 올라서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인기 단지는 3.3㎡(평)당 1억원 시대를 열며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 84㎡’는 40억원 시대를 향해 갈 것이다. 동대문에선 청량리를 필두로 답십리, 이문·휘경 뉴타운이 뜨거울 것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도 강세를 보일 지역이 있을까.
“철저하게 강남 접근성과 일자리 위주다. 비규제지역 중에서는 구리, 다산, 동탄이 강세를 보일 것이고, 규제지역 내에서는 10억원 내외로 접근 가능한 용인 수지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구리, 다산, 수지, 구성남의 공통점은 신분당선이나 지하철 8호선 등을 통해 강남까지 20분 안팎으로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까지 온기가 퍼지기에는 매수자들의 눈높이가 이미 높아져 있어 동력이 약할 것으로 본다.”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계속 집을 팔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았고, 남은 이들은 증여로 돌아섰다. 양도세 중과를 맞느니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증여가 일어나면 이월과세되기 때문에 매물은 10년 동안 시장에서 사라진다. 다주택자를 옥죄는 정책이 역설적으로 시장의 매물 잠김을 심화시키고 있다.”
증여세 이월과세는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이내에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취득가액을 ‘증여받은 시점’이 아닌 ‘증여자가 처음 취득한 시점’의 가격으로 산정하는 제도다. 증여를 통한 단기 양도세 회피를 막기 위한 장치인데, 최근 시장에서는 매물이 10년간 묶이는 ‘매물 잠김’의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세제 개편 작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큰 변수다. 과거 정부가 규제의 ‘잽’을 수십 번 날렸다면, 현 정부는 조세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대변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통합해 조세 저항은 줄이면서 세원은 넓히는 방향이 유력하다. 이르면 오는 7월에 발표될 개편안이 상당히 파격적일 수 있어 유주택자는 무리한 확장보다 관망하며 전략을 짜야 한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정부가 연이어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하고, 특히 대출 규제를 강하게 조이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심리가 강해지며 더 사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가수요와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꼴이 아닌가 싶다.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만이 유일한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이다. 다만 신축이 들어서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구간은 감내해야 한다.”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떤가.
“지방은 철저하게 수급에 의한 실거주 중심의 시장이다. 과거처럼 원정 투자가 살아나긴 어렵다. 취득세 중과 때문에 하나밖에 못 사는 구조라 지방까지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다만 무주택자라면 부산 등 광역시의 비규제 지역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은 자산 가치 방어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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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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