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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증시서 돈 도는 게 낫다…그럼에도 따져야 할 '공의'의 부동산 세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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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남 소장]

    윤석열 정부에서 유예했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5월 9일 종료한다. "유예는 없다"는 현 정부의 뜻은 확고하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증시로 '전입'시키겠다는 정책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펄펄 끓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명분은 있지만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세제稅制가 지향해야 할 원칙을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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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주택공급촉진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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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세제는 부동산시장보다 주식시장에 훨씬 호의적이다. 같은 규모의 재산이라도 부동산에는 종합부동산세(보유세), 양도소득세·취득세(거래세) 등 높은 세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주식에는 보유세가 존재하지 않고 거래세 또한 세법에서 대주주로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면 부담이 미미하다. 부동산 임대소득과 주식 배당소득을 비교해도 임대소득 세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럼에도 그동안 시중 자금은 주식보다 부동산에 쏠려왔다. 이는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 "주택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시사하듯, 부동산 가격이 주식보다 더 꾸준히 상승한다는 경험적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묶인 자금은 투자의 안정성이 높을지라도 제때 팔리지 않는 등 유동성이 낮고 자산시장을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부동산으로 향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 기업은 차입금을 줄이고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며, 투자 확대나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릴 수 있다. 그러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상승하고, 국가적으론 고용이 늘고 생산성이 늘어나 국민소득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제도의 정비와 반도체 수요 급증이란 호재가 맞물리면서, 현 정부가 취임 당시 공약한 '코스피 5000 시대'의 실현을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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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오천피 시대'의 이면엔 논쟁거리도 있다. 오는 5월 9일 종료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차원을 넘어선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려는 의도뿐만 아니라 최근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의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고, 주식시장에 계속 머물게 하겠다는 정책적 계산이 깔려 있다.


    현행 헌법 체계에서는 국민이 부동산에 투자하든 주식시장에 투자하든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누가 봐도 부동산시장보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모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가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자에겐 '공의公義롭게 '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당위가 존재한다. [※참고: 공의는 공평하고 의로운 도리를 뜻한다.]


    특히 최근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동산보다 주식을 재테크 수단으로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부가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상법 등 많은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조세회피나 탈세는 막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따져봐야 할 '부동산 세제'는 또 있다. 부동산 보유세를 상향하거나 하향하자는 주장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제는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많은 위헌 논란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노태우 정부 시절 '토지초과이득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렇다고 현행 보유세 제도가 완벽한 건 아니다.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한 소유자에게 보유세를 부과하면서도 해당 차입금이나 임차보증금은 공제하지 않는 건 실질과세 원칙이나 담세력에 따른 세금 부담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


    아울러 부동산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이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보유세 개편'을 세수 확보 차원의 구실로 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세금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부르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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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사례를 들어보자. 2025년 프랑스에서는 복지 재원 확보 방안으로 슈퍼리치 1800여명에게만 적용하는 부유세 증세안을 추진했는데, 일반인은 자신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절대적인 지지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특정 계층만 겨냥하는 방식은 세금 부과의 보편적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같은해 스위스에서도 2500명의 슈퍼리치에게 고액의 상속세를 부과하자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80% 이상이 동의하지 않아 부결됐다.


    세금은 수많은 정책 중 하나일 뿐이며, 이를 만능 해결책으로 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세금은 만능 키(key)가 아니다. 그리스의 우화 작가 이솝(Aesop)이 지적한 대로 '외투를 벗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라는 경구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지금이 그럴 때다.


    안창남 AnP 세금연구소장 | 더스쿠프

    acnanp@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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