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임금체계개편 불씨 여전
‘공익사업’ 지정땐 전면파업 불가
지하철처럼 최소인력 배치 의무
매해 경고성 파업 유발 부작용도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협상 합의와 파업이 철회된 지난달 1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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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시내버스 파업 대책으로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내세우고 있다. 시내버스는 올해 초 재차 파업을 단행하며 최근 2번의 임금협상 모두 '운행 중단' 사태를 맞았다. 특히 올해 쟁점이 된 '임금체계 개편' 문제는 협상을 진전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통상임금 부담과 함께 적자가 늘어날 경우 올해 임금협상에서 3번째 '운행 중단'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준공영제 운영 시·도는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를 고용노동부에 지속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에 포함될 경우 파업 사태에 돌입하더라도 필수인력 배치 등이 의무화되며 일정 수준의 운행이 가능해진다.
서울 시내버스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연 8500억여원까지 오른 서울 시내버스 재정 적자는 최근 5년간 평균 6033억원의 손해를 보며 운영되고 있다. 매해 고스란히 시 예산을 투입해 메워야 하는 적자다.
사측인 시내버스운송조합은 적자 부담 경감을 위해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임금체계 개편' 카드를 꺼냈다. 노조 측은 "실질적인 임금 삭감 조치"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밀린 상여금·수당을 지급하고 현 체계 내에서 임금 인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1년여간의 협상과 '운행 중단' 수준의 파업 끝에 노사는 2.9%의 인상에 합의했다. 막판 협상 테이블에서 '임금체계 개편'은 논의되지 못했다.
대법원 판결에서 노조 측이 승소할 경우 현행 임금체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임금만큼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올해도 '운행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필수공익사업 지정 시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버스 대란' 수준의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 측은 "서울시의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시도는 헌법과 사법질서를 무시한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운행 중단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운행률은 8%에 불과했다. 필수공익사업 지정 시 이 수준의 '총파업'은 불가능해진다.
이미 필수공익사업에 포함된 지하철의 경우 오히려 파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파업 시에도 출퇴근 시간대 운행률은 100%를 유지해 시내버스 파업만큼의 영향력이 없어서다.
실제로 시내버스는 최근 2년간 연속 파업이 일어나기 이전인 2023년까지 2012년 20여분간의 파업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운행을 지속해왔다.
반면 지하철은 2016년 전면 파업, 이후 2022년과 2023년 모두 경고성 파업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2021년부터 매해 파업 예고를 지속하며 교섭을 진행 중이다.
시는 '버스 대란' 방지책과 함께 준공영제의 재정 한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준공영제를 어떤 형태로든 손을 대면 돈이 더 들어간다"며 "준공영제가 지금의 환승 시스템과 맞물려서 대중교통으로서의 위상을 매우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내버스의 전체 수요는 줄고 있지만 저소득층과 고령화 등으로 절대 수요는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재정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중교통 편의를 확보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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