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코로나19 대응 감사결과 공개
질병청, 식약처엔 이물질 신고 전달 X
‘헌팅포차’ 고위험시설서 뺐다 집단감염
방역물품 ‘긴급생산’ 이후 절차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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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2023년 유효기간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이 사실을 통지받지 못해 재접종을 하지 않은 국민이 150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등의 품귀 현상은 일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3일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0년 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이 확산됨에 따라 조기에 검사·추적·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방역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전례 없는 팬데믹에 대응하면서 일부 개선 필요 사항도 확인됐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도입 8개월 만에 전국민 접종률 70%(2021년 10월 기준)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방치됐다. 일례로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의 이물 신고 1285건(2021년 3월~2024년 10월)을 접수하고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에만 알렸다. 질병청은 질병청 직제에 따라 예방접종 계획의 수립·시행 및 백신 안전관리체계 마련 등을 수행하고, 식약처는 식약처 직제에 따라 백신 등 의약품의 안전에 대한 사무를 관장하며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구조다.
이 중 대부분은 위해성이 낮은 고무마개 파편(65%)였지만 곰팡이, 머리카락 등 위해가 우려되는 이물질 127건에 대해 접종 보류 조치를 하지 않아 동일 제조번호인 백신 1420만회분이 수거·검사 등의 조치 없이 계속 접종됐다. 해당 제조사는 일부 자체조사 결과를 질병청에 회신했지만, 해당 제조번호의 접종이 끝나고 재고가 소진된 후였다.
또 질병청은 유효기간이 만료된 백신을 접종한 피접종자(2703명)에게 오접종 사실을 알리지 않아 1504명(55.6%)은 재접종을 받지 않았다. 유효기간 만료 백신은 접종력이 인정되지 않는 오접종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유효기간 만료 백신 접종에 대해 예방접종증명서 515건이 발급됐다.
이밖에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국내에 도입된 백신의 경우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관리 사각이 발생했다. 식약처는 약사법 등에 따라 백신 등 변질되기 쉬운 의약품에 대해 제조번호별로 품질을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을 실시하고 있다.
2021~2024년 당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 중 1971만 회분은 국가출하승인을 거치지 않았다. 질병청은 이 중 1840만 회분(93.4%)에 대해서는 식약처에 품질검사를 의뢰했으나 131만 회분(6.6%)은 품질검사 없이 국민에게 접종됐다.
또 역학조사관이 장기 근무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 탓에 기본교육도 이수하지 않은 수습역학조사관이 업무에 투입된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뿐만 아니라 지자체, 민간까지 다수 기관이 협업하면서 업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면 마스크에 대해 복지부는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으나 질병청에서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보건용 마스크가 더 안전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이 지자체별로 정한 것도 혼선으로 이어졌다. ‘헌팅포차’가 충청남도 천안에서는 고위험시설로 관리됐으나 서울 광진구에서는 고위험시설에서 제외, 이후 제외된 업소에서 82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복지부·질병청이 위기소통을 구분 없이 공동으로 담당하도록 돼 있어 역할·책임이 불명확하고, 기관 간 대국민 메시지를 사전에 조율하는 협업 체계가 없었으며, 정부 내 대국민 위기소통을 전담·총괄하는 조직도 부재했다”면서 “복지부장관과 질병청장에게 감염병 재난 대응 시 정부 내에서 다수의 소통 경로를 통해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가 국민에게 공개·전달돼 혼선을 유발하지 않도록 일관성을 확보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정부는 방역물품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위기대응의료제품법’ 등을 마련하고 제조·판매업자들에게 긴급 생산·수입 명령을 내릴 근거를 만들었지만, 정작 시행·해제를 위한 실질적인 업무 절차나 기준이 없어 마스크·자가검진키트 등이 적시에 시장에 공급되지 못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사례의 각 담당기관에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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