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4일. 강원 춘천에서 집을 나선 뒤 실종된 11살 여자 초등학생을 데리고 있던 5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당시 춘천경찰서는 실종아동법 위반 혐의로 김 모(당시 56세)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소셜미디어(SNS) 메신저를 통해 A(당시 11세) 양에게 “친하게 지내자“,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 “잠을 재워주겠다” 등 메시지를 보내 접근한 뒤, 자신이 사는 충주의 한 창고 건물에서 닷새간 A 양을 데리고 있었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도록 하고, 입던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게 하거나 폐쇄회로(CC)TV에 찍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의 방식으로 주거지까지 유인했다.
당시 A 양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춘천, 서울 등 전국으로 수사망을 확대했다. 실종 5일 만에 A 양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내면서 경찰이 위치를 파악해 김 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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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고 보니 상습범 = 김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2022년 11월 초 횡성에 사는 다른 중학생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거주지로 유인해 수사를 받던 중 재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2022년 7월에는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중학생도 꾀어 유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8월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실종아동법 위반, 감금 등 10여개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김 씨는 감금 행위 등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들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스스로 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범행을 합리화했다”며 “이 같은 태도로 비춰볼 때 진지하게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경위, 수법 등 정황을 살펴볼 때 죄질, 범정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아동·청소년 대상 범행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점을 비춰볼 때 개전의 정이 매우 미약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이듬해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과 김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024년 1월 25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김 씨의 2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5년의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10대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단기간 다수의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법과 결과 등을 비춰보면 피해자들의 충격과 고통이 매우 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원심의 판단이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고, 오류나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실종 아동을 경찰관서의 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보호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실종아동법이 정의하는 실종아동 등은 약취, 유인 또는 유기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가출하거나 길을 잃는 등 사유로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실종 당시 18세 미만의 아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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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AX콘텐츠랩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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