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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정원만 줄여선 답 없다… "'선발-수습-면허' 한 체계로 묶어야"[일할 곳 없는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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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수습처 확대 ‘긍정적’…국가 차원 실무 교육 기회 보장 뒷받침돼야
    ‘경험 제공’이 핵심…실무 격차 해소할 전문가 양성 트랙 절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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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미지정 회계사' 사태를 두고 정부의 선발 인원 감축이나 수습기관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선발과 실무 수습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전문가 양성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병찬 청년공인회계사회장은 23일 금융당국의 수습처 확대 논의에 대해 “수습 창구를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사태가 당국의 수요 예측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짚으며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가가 전문가 수요를 근거로 인재를 선발했다면 최소한 법적으로 보장된 실무 교육 기회인 수습 단계까지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맞다”며 “5~6년간 준비한 인재들이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방치되는 것은 국가적 비효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용 보장 요구’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는 “미지정 회계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가 연봉 높은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전문가로서 링 위에 올라가 스스로 경쟁할 수 있도록 실무 경험이라는 최소한의 ‘기본값’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시험 합격과 실무 수습을 사실상 분리해 운영하는 현행 제도의 관리 공백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공인회계사 제도는 시험 합격 이후 실무 교육을 거쳐 최종 면허를 부여하는 단계적 구조”라며 “그러나 현재는 선발 이후 교육 인프라에 대한 관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자체 등으로 수습 창구를 넓히더라도 해당 직무가 전문가 양성에 적합한지 철저히 점검하고 ‘선발-수습-면허’를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수습처를 다양화하더라도 기관별 실무 환경의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준희 대구대 교수는 “대형 회계법인에서는 체계화된 시스템 안에서 외부감사 등 핵심 업무를 경험할 수 있지만 은행이나 공공기관은 회계 전문 인력 양성에 특화된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 있다”며 “자칫 일반 행원이나 공무원 업무에 치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실무 연계성이 낮은 기관에서 수습을 마칠 경우 향후 시장에서 회계사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은행 등 새로운 수습기관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단순히 자리를 마련하는 수준을 넘어 회계사 전용 직무 트랙과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박민석 기자 (min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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