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기탁금·면접비·심사비 등 면제
현수막·공보물 등 필수 실비만 반영
기초의원 진입 장벽 낮추겠단 구상
공천 절차 100% 온라인 시스템화
공약 생성 AI 보좌관·멘토·사무장…
AI 기술 선거에 적극 활용해 ‘눈길’
공천 심사 2030 지원자 대거 몰려
저비용·디지털, 정치지형 변화 주목
“의미 있는 득표 땐 진전된 선거 형태”
“성과 한계·과장된 마케팅” 신중론도
日 신생 정당 ‘팀 미라이(미래)’ 깜짝 돌풍
AI 엔지니어 당수 맡아 청년층 호응
중의원 선거서 비례대표 11석 확보
정치 디지털 플랫폼·서비스 구축 등
기술 앞세운 탈이념 기조 지지 얻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 19일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천하람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깨끗하고 유능한 공천으로 한국 정치의 개혁과 세대교체를 대폭 앞당기고, 개혁신당의 인적 자원도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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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원 공천’에 90년대생이 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혁신당에서는 누구나 99만원이면 출마할 수 있다”며 2026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99만원 공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약 30초 분량의 쇼츠 영상은 조회수만 150만건에 육박했고, ‘99만원 공천’에 공감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히는 댓글도 잇따랐다.
‘99만원 공천’은 시·군·구 등 기초의원 출마를 위해 수백, 수천만원이 드는 선거 비용을 99만원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선거에 출마할 때 국가에 내는 선거 기탁금 외에 통상 기초의원 출마에는 3000만원, 광역의원 출마에는 5000만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류 심사비, 면접 심사비 등을 비롯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출하는 명함, 포스터 등 공보물 제작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개혁신당은 심사비와 접수비를 ‘0원’으로 하고 최근 문제가 된 공천헌금과 특별당비 등을 모두 없앴다고 밝혔다. 당비 2000원만 납부하면 온라인 공천 시스템을 통해 종이서류 심사 없이 공천 신청이 가능하다. 공천을 받게 된 이후에는 당이 제공하는 통합 홍보 지원 시스템 등을 통해 공보물 제작·설치 비용 등을 최소한으로 줄여 비용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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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99만원 공천’이 실제 저비용 선거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과장된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관리위원회에 내는 선거 기탁금과 선거운동 비용은 별도로 발생한다. 선거 기탁금은 시·군·구 기초의원은 200만원, 시·도 광역의원은 300만원이며 일정 득표율을 넘기지 못하면 반환되지 않는다. 유세 차량이나 선거운동원 등 후보자의 재량에 따라 더할 수 있는 부대비용까지 추가하면 실제 지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관계자는 “과대 마케팅으로 당이 얻는 실익이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선거 비용이 후보자 개인 부담과 국민 세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구조인데, 처음부터 선거 비용을 줄이고 선거공영제의 폐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했다.
성남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지낸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은 자신의 과거 선거 경험을 예로 들며 비용 절감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처음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에는 대부분의 비용을 집행했지만, 이후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섰을 때는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 4700만원 가운데 약 2000만원만 사용하고 보전받아 개인 부담은 300만∼400만원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99만원 선거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자는 구호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선거비를 낮추는 시스템을 만드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99만원 공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개혁신당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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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민주주의’ 대안 될 수 있을까
눈여겨볼 부문은 AI 기술을 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개혁신당은 개발자 출신인 이 대표가 주도해 선거운동에 활용할 AI 보좌관·멘토·사무장을 비롯해 가짜뉴스를 탐지하는 AI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자체 개발했다. 99만원 선거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AI 선거 통합 솔루션’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AI 활용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젊은층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당선권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한다면 2028년 총선이나 2030년 대선에서는 더 진전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선거가 유튜브 중심이었다면, 이번 선거는 AI를 접목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 정당이 AI를 어떻게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시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팀 미라이’의 AI 대변인 ‘AI 안노’. 팀 미라이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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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신생 정당 ‘팀 미라이’ AI 내세워 깜짝 돌풍
해외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정치에 전면적으로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최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내세운 신생 정당 ‘팀 미라이(미래)’가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AI 엔지니어가 당수를 맡은 이 정당은 AI, 로봇 등 미래에 대한 성장 투자를 강조하며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5월 창당한 팀 미라이는 같은 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안노 당수가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정당 요건인 득표율 2%를 충족하며 처음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1990년생인 안노 당수는 AI 엔지니어이자 SF 작가로 활동했으며, 후보자들 역시 금융·정보기술(IT) 경력자와 AI 엔지니어 등 기술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일본 국정 정당 가운데 가장 젊은 정당으로 꼽히는 팀 미라이는 ‘기술로 정치를 바꾼다’는 기치 아래 “기술로 정치를 철저히 업데이트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팀 미라이의 중의원 당선자 평균 연령은 40.2세로, 전체 당선자 평균(54.7세)보다 약 15세 낮다.
팀 미라이는 지난해 국회에 진출한 뒤 정당 교부금을 활용해 ‘나가타초(일본 정치의 중심지) 엔지니어 팀’을 꾸리고 100일 플랜에 착수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정치 디지털 플랫폼과 서비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정치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미라이 마루미에’, 국회에서 심의 중인 법안 정보를 AI가 알기 쉬운 말로 전달하는 ‘미라이 의회’, 허위 정보를 검증하는 ‘AI 팩트체커’ 등이 개발됐다. 이들은 모두 오픈 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유세차 대신 유튜브 라이브를 활용했으며 24시간 유권자 질문에 응답하는 ‘AI 안노’로 온라인 중심의 소통 전략을 펼쳤다.
기술을 앞세운 탈이념 기조로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안노 당수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무당층의 지지를 얻은 배경에 대해 “우리가 주장해 온 ‘좌도 우도 아닌 미래라는 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확산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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