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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불법사금융 1만건 육박…‘대출 규제 그늘’ 속 금감원 수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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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 건수 2년 새 두 배 증가…채권추심 피해는 5배 급증

    대부업 신규대출 3년반 만 최대…저신용자 2금융권서 이동

    불사금 신고 사건, 금융위 심의 없이 특사경 즉시 수사 전환

    “단속만으론 한계”…정책서민금융·신용회복 보완 병행 필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여파가 제도권 밖으로 번지면서 불법사금융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2금융권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들이 대부업권으로 이동하고, 이마저 어려워진 일부 취약계층은 결국 불법사채에 손을 내미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과 함께 불법사금융 신고 사건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는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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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신고 건수는 9293건으로 1만건에 육박했다. 2021년 4163건이던 신고 건수는 2022년 4617건, 2023년 5009건, 2024년 7314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최근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최대 수만 퍼센트(%)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 요구와 불법 추심이 대부분이다.

    협박·폭언 등 채권추심 피해 신고도 급증했다. 2021년 869건이던 채권추심 신고는 지난해 4280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상당수는 100만~500만원 수준의 생활비를 빌렸다가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사례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수사의뢰한 불법사금융 사건 역시 지난해 582건으로 전년(498건)보다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 건수 증가에는 실제 피해 확대 요인과 함께 신고 접근성이 개선된 영향도 있다”며 “지난해부터 SNS를 통한 간편 신고 창구를 운영하면서 전화·방문 중심이던 접수 체계가 온라인·모바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잠재 피해가 통계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제도권 금융의 문턱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감원이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지난해 4분기 신규대출 금액은 7955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3%, 직전 분기보다 8% 늘어난 규모다. 신규 이용자 수도 8만7227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2금융권 대출 축소 속에서 중저신용자가 대부업권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과 카드론 문턱이 높아지면서 6~7등급 차주까지 대부업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그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는 사실상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체도 연 20%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차주를 무제한으로 받을 수 없다”며 “결국 가장 취약한 계층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저신용층이 대부업 문턱에서 밀려나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는 ‘이중 풍선효과’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불법사금융 평균 금리는 500%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하면서 불법사금융 피해자가 신고한 사건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의 사전 통제를 거치지 않고 즉각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현행 체계에선 수사 전환 여부를 금융위 심의를 통해 결정하지만, 불법사금융은 대응이 지연될 경우 증거 인멸과 추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은 신고 직후 자금 흐름을 신속히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피해가 명확한 사안은 지체 없이 수사로 전환해 추가 피해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자본시장 특사경 수사심의위원회 구성도 개편해 금감원 인력을 증원하고, 과반 찬성으로 수사 전환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손질할 방침이다. 사실상 ‘사전 통제’ 중심 구조에서 ‘신속 대응’ 체계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셈이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단속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량 규제로 건전성은 관리할 수 있지만 저신용자의 자금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정책서민금융 확대나 신용회복 프로그램 보강이 병행되지 않으면 불법시장으로의 이동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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