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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올림픽 결산④] 10대들의 겁 없는 질주,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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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월드

    유승은.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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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져도 툴툴 털고 다시 일어선다. 두려움 대신 설렘을 품은 한국의 10대들이 2026년 이탈리아의 겨울을 뜨겁게 달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을 빛낸 이름엔 베테랑이 아닌, 교복이 잘 어울리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겁 없는 막내들은 눈빛을 번뜩이며 한국 동계 종목의 미래를 앞당겼다.

    앳된 얼굴의 수줍은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스노보드 유승은(18·성복고)은 스타트 라인에만 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비장한 표정으로 공중에서 4바퀴, 1440도를 도는 고난도 기술을 거침없이 성공시킨다. 고글을 벗으면 다시 평범한 소녀가 된다. 착지와 함께 보드를 풀어 던지며 환하게 웃는 순간, 영락없는 10대의 모습이었다.

    고진감래다. 유승은은 빅에어 동메달로 한국 여자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실 늘 부상의 그림자에 쫓겼다. 지난해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한때 보드를 내려놓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설원 위에 설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재활의 시간을 버텼고, 마침내 포디움 위에 섰다.

    겁 없는 10대의 도전엔 끝이 없다. 유승은은 주종목이 아닌 슬로프스타일에서도 예선 3위로 결선에 올랐다. 최종 12위로 멀티 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많이 배우고 더 단단해졌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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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언.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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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쇼트트랙에선 ‘막내’ 임종언(19·고양시청)이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과 1000m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새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임종언 역시 고난과 역경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안 아픈 곳이 없었다. 허벅지, 정강이뼈, 왼 발목을 크게 다쳤다. 포기할 법도 했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그는 “부상 등으로 포기하고 싶었던 힘든 순간이 많았다”면서도 “한 발짝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달에 닿지 못했지만 첫 올림픽을 디딤돌 삼아 다음을 준비하는 10대들도 있다. 피겨 신지아(18·세화여고), 스피드스케이팅 조승민(19·동북고), 스키 하프파이프 이소영(18·상동고) 등이다. 주먹을 꽉 쥐고 다음 올림픽을 기약한다. 신지아는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4년 뒤엔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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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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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은 막을 내렸다. 이젠 어른들이 나설 시간이다. 10대들의 재능이 일회성 감동으로 끝나지 않도록 안정적인 훈련 환경과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스노보드 최가온은 “일본은 여름에도 스노보드 훈련을 할 수 있는 ‘에어매트’가 갖춰져 있다. 한국엔 하프파이프 경기장도 딱 하나뿐인데,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다”며 “여름마다 일본으로 가서 훈련하는데 한국에서 오랜 시간 훈련하고 싶다”고 바랐다.

    지금의 웃음과 눈물은 4년 뒤 더 큰 환호로 이어질 씨앗이다. 설원을 가르고 빙판을 내달린 10대들의 질주가 한국 스포츠의 내일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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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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