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1기 백악관 비서관 출신 랍 포터(사진=백악관) |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를 23일(현지시간) 비공개로 소환해 의견을 들은 가운데, '트럼프 최측근'으로 불리는 랍 포터 쿠팡Inc 글로벌 대외협력 책임자(CGAO)가 처음으로 공식 수습 의지를 밝혔다. 한국 정부의 강도 높은 조치를 문제 삼는 미국 정치권의 기류 속에서, 포터가 이번 사태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포터는 로저스 대표의 비공개 출석 직후 성명을 내고 "한국에서의 상황이 미 하원의 의견 청취로 이어진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팡이 미국과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며 양국의 경제·안보 관계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로저스 대표가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비공개 증언을 마친 직후 배포됐다. 앞서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을 보내며 "한국 규제 당국이 차별적·불공정한 조사를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저스 대표가 청문회에서 어떤 내용으로 답변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공식 대응 주체가 로저스가 아니라 포터라는 점에 주목한다. 포터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비서관을 지낸 핵심 참모다. 특히 국제 통상 이슈에 깊게 관여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한·미 FTA 파기 시도를 막았던 핵심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23년 쿠팡Inc 자문을 거쳐 글로벌 대외협력을 총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청문회 직후 포터가 직접 성명을 낸 것은 로비 논란을 불식시키고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하겠다는 시그널"이라며 "한국 정부에 대한 일방적 공세로 비칠 수 있는 상황에서 균형 잡힌 소통을 마련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한국 정부의 '과도한 행정 집행'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법사위는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11개 기관에서 400명을 파견해 150건의 대면 조사, 200건의 인터뷰, 1100건 이상의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명시했다.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 등 민감 정보는 유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과 협력해 복구가 이뤄졌는데, 본질과 달리 공정위·경찰 등 범정부 조사로 번진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법사위는 이를 "한·미 무역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이후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꾸려져 공정위, 경찰청,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세청 등 10개 넘는 기관이 서울 잠실 본사에 상주 조사에 들어가 '미니 세종시'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측은 2차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고 민감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조사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유럽식 플랫폼 규제 기조를 한국이 답습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과 직접 소통하는 포터가 어떤 추가 대책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법사위 측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이슈와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포터가 한·미 통상 구조를 잘 아는 만큼 이번 사태가 통상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조정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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