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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기고] 군 공항 부지, 아파트 대신 ‘100년 산업’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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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주 광주시 서구의회 의원

    쿠키뉴스

    안형주 광주시 서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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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공항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광주는 다시 한번 도시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종전 부지는 단순한 토건 개발의 대상지가 아니라 광주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마지막 전략 자산이며, 향후 100년의 성장 동력을 좌우할 핵심 공간이다. 40년 넘게 지역 제조업의 축이었던 공장이 떠난 자리가 '대안 실종'의 위기에 빠지는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작년 기준 광주광역시의 본예산은 7조600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미래 산업과 인재 양성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전략 기술 중심의 R&D 예산을 24조 원대로 유지하는 흐름 속에서 광주는 이미 300여개 AI 관련 기업을 유치하며 혁신의 기반을 닦았다. 2030년까지 1000개 기업 집적을 목표로 하는 산업 생태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업이 모이고 기술이 축적될 수 있는 압도적인 공간 전략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만약 군 공항 종전 부지가 단기 수익에 치중한 주거·상업 개발 위주로 채워진다면 광주는 또 하나의 소비형 공간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다. 이는 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대신 재정 부담과 교통 인프라 수요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광주에 필요한 것은 베드타운이 아니라 생산과 혁신이 일어나는 산업 거점이다. 지역 시민사회가 우려하듯 고용 책임은 회피하고 부동산 이익만 챙기는 ‘먹튀’ 논란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이 문제는 광주 단독의 과제가 아니라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거시적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인구 320만명, GRDP 150조 원 규모의 ‘슈퍼 지자체’ 탄생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군 공항 부지는 두 지역의 산업 역량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전남의 에너지·농생명 산업과 광주의 AI·모빌리티 역량이 결합되는 공간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신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상생의 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엔진이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종전 부지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토지 용도 배분을 넘어 산업 전략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되어야 한다. 시의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주거·상업 용지 비율 상한을 설정하고 전략 산업 용지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개발의 성과가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육성 기금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민 전체의 미래 자산으로 축적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군 공항 종전 부지는 광주의 마지막 대규모 전략 공간이다. 이곳을 아파트로 채울 것인지 미래 산업으로 채울 것인지에 따라 도시의 성패가 갈린다. 광주·전남 통합 시대를 견인할 국가 전략 산업 거점으로 설계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10년이 아닌 100년의 설계도를 그릴 수 있다. 지금의 선택이 잘못된다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절박함으로 광주의 미래를 공간 설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형주 광주시 서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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