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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정부, 美 사모펀드 대상 '또' 승소 쾌거…3% 취소 인용률 뚫은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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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엘리엇 1600억원 ISDS 배상 취소소송 승소

    법무부, 어려움 속 관계 부처와 긴밀한 법리 검토 협업

    법무부 측 "사력 다해 국익 수호 국제 위상을 높일 것"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이어 엘리엇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국가간분쟁(ISDS)에서 1600억원의 배상금 책임을 피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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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라 국제법무국 국제투자분쟁과 과장이 24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상세브리핑을 주재하고 있다.(사진=최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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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스타 이어 두 번째…1600억원 배상금 원점

    조아라 국제법무국 국제투자분쟁과 과장은 24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상세브리핑을 열고 “23일 저녁 7시 30분 영국 1심 법원이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임을 전제로 정부의 손해배상을 명한 중재 판정을 일부 취소했다”며 “론스타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가 큰 ISDS 사건에서 대한민국이 이뤄낸 또 하나의 쾌거”라고 말했다.

    전날 법무부는 영국법원이 우리 정부의 중재판정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우리나라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주주였던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며 1조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원 중재판정부에서는 배상원금 600억원과 지연이자 등을 합쳐 1600억원을 우리나라 정부가 엘리엇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국 정부는 영국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청구가 각하됐지만 항소해서 지난해 7월 1심으로 사건을 환송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환송 1심은 지난해 말 대한민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다시 중재절차로 환송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환송 1심 재판부는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다’라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이 정부와 다른 법인격을 가지고 있고, 연금징수·기금운용 등이 핵심 국가기능으로 볼 수 없는 점,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들었다.

    “한국 검사 정부의 변호사”…똘똘 뭉쳐 이룬 쾌거

    특히 이번 승소의 배경에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전문가들의 면밀한 법리 검토와 긴밀한 협업이 있었다. 엘리엇 사태의 시초가 된 ‘국정농단’이 국내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불리한 상황에서 엘리엇은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영국 국왕이 선정하는 칙선 변호사를 3명이나 수임했다. 조 과장은 “자금력 측면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2년간 영국법원의 중재판정 취소 인용률은 3%에 불과하다.

    조 과장은 “대한민국 검사들은 정부의 변호사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환송 중재절차에서도 사력을 다해 국익 수호하고 국제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 소송에 참여한 권정우 법무관은 “공직에 헌신한다는 자세 일념으로 쉬지 않고 일해왔다”며 소회를 표했다. 윤동민 법무관 역시 국외 출장 기내에서 조차 업무를 계속했다며 성과를 얻게 돼 보람된 마음을 전했다. 권 법무관과 윤 법무관은 입직한지 각 2년차, 1년차로 변호사 자격 획득 후 바로 공직에서 일을 시작한 신참이다.

    조 과장은 “만약 중재판정이 확정됐다면 국민연금의 투자활동이 정부의 조치로 간주되면서 잠재적 ISDS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승소는 국제법 법리와 향후 ISDS 대응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과장은 “다만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합병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행위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제 11.1조에 소정의 ‘관련성 있는 조치’로 해당된다고 판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핵심 중 하나는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를 FTA 제11.1조상 ‘국가기관(당사국)의 조치’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다시 받게된 중재 절차에서는 국민연금을 제외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개입 인과관계 증명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같은 개입이 엘리엇의 손해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쟁점이 될 예정이다. 다시 배상금 부분을 산정하는 중재 절차는 통상 12-18개월 정도 소요된다.

    조 과장은 “앞으로 이어질 환송 중재 절차에서 해당 인과관계가 전부 부정되면 정부 배상금은 0원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며 “대한민국 발전하는 만큼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제소송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ISDS 사건을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증가하는 ISDS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승소로 이어가기 위해 법무부와 정부부처가 힘을 합쳐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확보하고 한국의 대응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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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전경(사진=최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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