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
새벽 뒤흔든 소음과 빨간 불길
10대 여성 1명 사망, 3명 부상
47년 된 ‘강남 상징’ 노후 아파트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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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문을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두 번 났어요. 대피해 내려와 보니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더라고요.”
24일 오전 10시, 이날 새벽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내부는 매캐한 탄내로 가득했다. 대피로로 쓰인 계단 곳곳에는 검게 그을린 재가 내려앉아 있었다. 계단 입구에 놓여 있던 화분이 쓰러진 채 방치돼 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18분께 단지 내 한 동 8층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 약 70명도 긴급 대피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놀란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고 처음에는 화재 경보가 울리다 곧 꺼졌다”며 “오작동인가 싶어 문을 열어보니 밖에서 ‘불났다’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같은 동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 B 씨는 “계단을 내려오며 밖을 보니 붉은 불길이 넘실거렸다”고 했다.
화재 경보가 잠시 울리다 곧 꺼진 탓에 대피가 늦어진 가구도 있었다. 외부에서는 소방차 사이렌이 연달아 울렸고 이를 두고 사고 규모를 짐작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꽝’ 하는 소리가 났다”는 말이 오갔지만 바로 옆 동에서는 별다른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불길과 연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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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과정에서 혼선도 발생했다. 주민 C 씨는 “밖이 웅성거려 무슨 일인가 하고 일어났는데 경보가 잠깐 울렸다가 꺼져 오작동인 줄 알았다”며 “문을 열고 나가 보니 연기가 나기 시작해 아이를 깨워 내려왔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와 안내 방송 부재를 언급하며 불안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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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41대를 투입해 오전 6시 48분께 불길을 잡았고 화재 발생 약 1시간 20분 만인 7시 36분께 완전 진화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1979년 입주를 시작한 은마아파트는 올해로 47년 차를 맞은 대규모 노후 단지다. 은마아파트는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 지난해 9월 정비계획안이 확정돼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박지우 견습기자 ji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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