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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美 ‘비프플레이션’에도 소고기 소비 사상 최고치 전망…엉덩이살 등 저가 부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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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비프플레이션’이 고착화된 가운데 올해 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소고기 자체를 포기하는 대신 엉덩이살 등 저가로 출시된 비인기 부위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농무부(USDA)는 올해 미국 내 소고기 소비량이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급등에도 견조한 수요와 가격을 고려한 외식·유통 전략이 맞물리며 새로운 소고기 소비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소고기·송아지 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사료비 상승과 높은 수익성으로 농가들이 번식용 암소를 사육 대신 도축 물량으로 돌리면서 사육 두수가 급감한 여파다. 현재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는 195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공급 축소는 장기 현상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다만 치솟는 가격에도 소고기를 향한 소비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전통적으로 세계 상위권을 유지해 온 데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고단백 열풍이 수요를 한층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부처 미 레스토랑협회 이사는 “경제와 정치 환경이 불안할수록 미국인의 입맛은 고기로 회귀한다”며 경기 불확실성을 수요 견인의 또 다른 요소로 지목하기도 했다.

    외식업계는 가격 상승을 상쇄할 전략 모색에 나섰다. 일부 업장은 필레미뇽(소고기 안심 중 최상급 부위) 대신 더 낮은 등급의 부위를 들여와 구멍 내기, 염지(鹽漬), 브레이징(높은 온도에서 겉을 굽고 낮은 온도에서 오래 익히는 방식) 등으로 식감을 보완하고 있다. 또 비교적 저가의 탑 설로인(엉덩이 부위)을 슬라이스 스테이크로 제공하거나, 다진 쇠고기를 햄버거·미트볼로 만들고 돼지·닭과 혼합하는 등 원가를 낮추면서 스테이크 경험을 유지하려는 전략도 제시된다.

    이러한 시도는 유통업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급속 냉동 소고기 판매 업체 오마하 스테이크는 35일 숙성한 탑 설로인 필레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는 허리 아래쪽 넓은 부위로 필레미뇽과 유사한 부드러움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필레미뇽 대비 4팩 기준 50달러(약 7만원) 낮다는 특징이 있다. 네이트 램프 오마하 스테이크 대표는 “고기 원가를 대폭 낮춰 숙성 보관 비용에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정에서는 저가 부위로 소고기 소비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감지되고 있다. 가정용 구독형 정육 업체 부처박스에 따르면, 지난해 탑 설로인 부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으며, 이는 가금류·해산물을 포함한 전체 사업 증가율을 앞지른 수치로 나타났다. 레바 해처 부처박스 사업 책임자는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가정 내 조리로 스테이크를 소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에 사는 메사 칼릴은 하루 단백질 130g 섭취를 목표로 식단을 구성하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소고기 섭취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칼릴은 “평소에는 다진 쇠고기를 밥이나 파스타에 곁들이고, 일주일에 한 번은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를 사서 구워 먹는다”며 “가격이 부담이지만 소고기를 끊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 샌안토니오 인근에 거주 중인 아리엘 머하브는 “기존에 먹던 립아이 스테이크 대신 브라질식 스테이크 부위인 피카냐(뒷다리살)나 척 로스트(어깨와 목 부위)를 사기 시작했다”며 “프리미엄 부위는 너무 비싸 더 저렴한 부위로 선택지를 넓히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현정민 기자(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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