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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소주 `15도` 시대…주류업계 `순한 맛`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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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한 소주 옛말, 헬시플레저 확산에

    국내 술 소비 10년새 21% 감소

    `수익성 악화` 낮은 도수 경쟁

    롯데 '새로' 15.7도 첫 리뉴얼

    하이트 '진로' 0.3도 내려 조정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5도 소주’ 시대가 열렸다. 16도 알코올 도수 마지노선이 깨지면서 ‘순한 소주’가 유행을 넘어 표준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주류 소비가 줄고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자, 주류업계는 16도 이하로 라인업을 재편하고 순한 맛 경쟁에 들어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진로’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추기로 했다. 이번 리뉴얼(새단장)은 저도화 트렌드와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면서 건강까지 챙기려는 ‘헬시 플레저’ 습관이 확산하고 선호 도수가 하향하는 흐름에 주목해 소비자 조사와 연구·테스트를 거쳐 도수 15.7도로 최적의 주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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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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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달 ‘새로’ 소주 도수를 0.3도 낮춰 15.7도로 맞췄다. 브랜드 론칭 이후 첫 리뉴얼이다. 롯데칠성은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도수 12도의 과일소주 라인업도 확대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대형 주류업체들이 주력 소주 도수를 15도대로 낮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류 소비 감소와 음주 문화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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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칠성음료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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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국내 술 소비량은 최근 10년 새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세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5년 401만 4872㎘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1년 321만 4807㎘로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15만 1371㎘까지 줄었다. 2015년과 비교하면 10년간 약 21% 감소했다. 코로나 시기 이후 ‘부어라 마셔라’ 하는 과음 문화가 잦아들고 가볍게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술 소비가 줄면서 주류업계는 부진에 빠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2024년 매출 4조 245억원으로 ‘4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지난해 3조 9711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주류 부문 매출액은 2024년 8134억원에서 지난해 7527억원으로 7.5%가량 줄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1849억원) 대비 9.6% 줄어든 1672억원이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도 2조 4986억원으로 전년(2조 5992억원) 대비 3.9% 줄었다.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전년대비 17.3% 급감했다.

    1924년 국내 첫 소주인 진로는 35도였다. 이후 50년이 지나 30도 밑으로 내려갔고, 2006년 20도의 벽이 깨지면서 순한 소주 경쟁에 불이 붙었다. 변화하는 술문화에 맞춰 업계는 도수뿐 아니라 당분과 칼로리를 낮추는 등 새로운 주류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주 도수가 낮아지는 흐름은 제조사들이 소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한 결과”라며 “다만 소주 고유의 맛과 특성을 유지해야 하는 한계가 있어 이러한 흐름이 무한정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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