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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Why&Next]법정관리 시한부 홈플러스…청산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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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절차 지속 여부 막판 판단

    채권단 셈법 속 자금 조달 불투명

    홈플러스 사태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다음 달 법정관리 기한 종료를 앞두고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회생에 필요한 자금 분담 구조가 확정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 가결은 물론 절차 연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담보권을 쥔 최대 채권자와 추가 출자에 신중한 대주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조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최종 법원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메리츠증권 등 주채권자 측, 노동조합에 회생절차 지속 또는 폐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다음 달 4일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전까지 절차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형식상 연장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법원은 자금 조달의 현실성과 회생안의 실행 가능성을 엄격히 따져보겠다는 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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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쟁점은 DIP '실탄' 확보…채권단 셈법 엇갈려
    논의의 중심에는 3000억원 DIP가 있다. DIP는 법원 승인을 받아 기존 채권보다 우선 변제권을 갖는 자금이다. 신규 자금 제공자에게는 안전판이지만, 기존 채권자 입장에선 회수 구조가 다시 짜이는 셈이다. 이번 DIP는 단순한 운영비가 아니라 회생 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실탄'에 가깝다.

    MBK는 1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나머지 2000억원은 조달이 불투명하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내부적으로는 신중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온도차는 담보 구조에서 비롯된다. 홈플러스 총 채권은 2조6078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1조2396억원의 선순위 신탁담보를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다. 전국 62개 점포가 담보로 설정돼 있고, 평가액은 약 2조8000억원대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는 담보 가치가 채권 규모를 상회한다. 회생이 무산돼 청산으로 전환되더라도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메리츠 입장에선 추가 DIP에 참여해 리스크를 늘리기보다 기존 담보권을 활용하는 전략이 합리적일 수 있다. 회생을 위해서는 신규 자금이 필요하지만 담보권을 쥔 채권자에게는 청산 시나리오도 배제할 이유가 크지 않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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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천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13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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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스프레스 매각도 'DIP 선결'…현장선 이미 한계 신호
    홈플러스는 DIP 3000억원에 더해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추가로 3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7000억~8000억원 수준이던 희망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가격이 조정되면서 복수의 잠재 인수 후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각 역시 DIP가 전제 조건이다. 회생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수자가 거래를 서두르기는 어렵다. 자금 확보와 자산 매각이 서로를 조건으로 삼는 구조다. 통매각이 이미 불발된 만큼,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평가된다.

    자금 조달 논의가 길어지면서 영업 기반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점포 수는 지난해 126곳에서 이달 111곳으로 줄었다. 추가 폐점도 예정됐다. 2027년까지 점포를 102개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급여는 분할 지급되거나 일부만 선지급되는 사례가 발생했고,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납품률이 크게 떨어졌다. 매대 공백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금 체납에 따른 자산 압류 사례도 늘어나는 등 현금 흐름의 압박이 가시화됐다.

    이는 단순한 유동성 경색을 넘어 기업가치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DIP가 지연될수록 회생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역설적 상황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지만 그 시간 안에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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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연 '홈플러스 사태 해결방안 마련 촉구 무기한 단식 농성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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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론 확산…'유암코 주도 회생' 변수
    향후 전개는 형식적으로는 세 갈래로 나뉘지만 업계 시각은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 3000억원 규모 DIP가 전액 확보되면 법원이 회생을 연장하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관리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자금 조달이 무산될 경우 회생절차 폐지나 청산 전환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DIP를 마중물로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해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제3의 방안도 거론되지만, 대형마트 업황과 담보 구조를 감안하면 현실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정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만 투입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DIP가 확정되지 않으면 시장은 사실상 정리 국면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노조와 정치권이 회생절차 연장과 함께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다. 유암코는 국내 6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IBK)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과거 STX그룹 워크아웃 과정에 참여해 일부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고, 새마을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에도 참여한 바 있다.

    유암코가 구조조정을 주도하더라도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무급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 기조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고,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도 대주주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회생의 성패가 DIP 조달에 달려 있음에도 MBK가 일부만 부담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책금융기관에 자금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해관계자 간 책임 분담이 정리되지 않으면 사안이 금융·산업 문제를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선택지는 유암코가 자산을 관리하며 회생을 연장하는 방안과 청산, 두 가지로 압축된다"면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까지 약 열흘 정도 남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대부분 마쳤다. 이제는 회사의 존속 여부에 대해 법원이 신속히 판단을 내려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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