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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정책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완화 의지가 뒤걸음질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시 신선식품을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이 14년 동안 대형마트를 옥죄던 새벽배송 빗장을 풀겠다고 발표한 지 2주 만이다. 생존권을 앞세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예상된 반발 속에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권의 표 계산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의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신선식품을 뺀 새벽배송은 총 없이 전쟁에 나서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과 식당 운영자들이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 역시 아침 식탁에 올릴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함이다. 만약 신선식품이 빠진 채 공산품만 배송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굳이 대형마트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원스톱 쇼핑’이 불가능한 서비스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 자명하다. 이는 결국 대형마트들의 사업 참여 의지마저 꺾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새벽배송 정책 혼선은 과거 혁신 모빌리티를 고사시켰던 ‘타다 금지법’의 패착까지 떠올리게 한다. 당시 정치권은 택시 업계 보호를 명분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막았다. 그 결과 소비자 편익은 퇴보했으며 혁신 기회도 사라졌다. 이번에도 소상공인의 반발에 막혀 대형마트의 손발을 묶는다면 특정 e커머스 업체의 지배력만 더 공고히 해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쿠팡의 독점을 완화해 산업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 유통 환경의 흐름에 제도가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정부와 정치권은 ‘신선식품 제외’라는 미봉책으로 갈등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해 유통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해법을 내놓는 것이 정공법이다. 정치가 혁신을 가로막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경제 발전을 적극 추동하는 것이 정치의 중요한 책무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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