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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사설]거침없이 질주하는 증시, 그래도 '빚투'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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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 6000을 어제 넘어섰다. 지난해 1월 2일 2400.87로 출발한 것에 비하면 14개월 만에 150% 가까이 뛰었다. 아찔한 스피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AI)호황이 앞으로 미국에서 1740만 명의 일자리를 앗아 갈 것이라는 내용으로 뉴욕 증시를 강타한 시트리니리서치의 최근 ‘글로벌 지능위기 보고서’조차 한국 증시에는 호재의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만큼 분위기가 뜨겁다. 증권가에서는 “우리 증시가 외풍을 견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며 “칠천피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해도 ‘불장’ 증시의 후유증을 외면해선 안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제 “한국의 개미들 사이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포모’(FOMO)심리가 확산하며 투자 열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금 시장에서는 투자·소비 대신 증시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시중 통화량(M2)증가율은 지난해 10~12월 3~4% 수준에 머물렀지만 증권·보험사 등의 M2는 10월 9.6%, 11월 10.7%, 12월 12.3%로 석 달 연속 상승세다.

    모든 현상이 그렇듯 증시 역시 분위기가 지나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자산가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K자 양극화’ 심화가 우선 문제다. 정부도 정책 운신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금리를 낮춰도 돈이 생산, 소비보다 증시로 더 몰린다면 금리 인하는 약발을 내기 어렵다. 증권사의 신용 융자 잔액이 31조원에 달하고, 투자자 예탁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빚에 의존하는 투자는 주가가 급등락할수록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배 구조 개선 등 정부 노력에 힘입어 투자 환경이 크게 호전된 것은 사실이다. 증시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리는 자금과 관심 역시 갈수록 커지고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호황에 취해 위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금융 당국과 업계는 ‘빚투’ 경보음을 정확히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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