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인공지능(AI) 약세론자들이 3년 만에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오라클 주식 공매도에 베팅하고,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메타플랫폼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급증하는 부채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막대한 AI 투자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한 충분한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들 4개사가 예상한 올해 자본지출은 6천500억달러(약 950조원)를 넘는다.
약세론이 드러나는 한 단면 중 하나는 오라클 주식 공매도다. 지난달 말 기준 공매도 비율이 2%를 넘어섰다. 1년 전 1.5%에서 오른 수치다.
투자자들은 오라클이 오픈AI에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3천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앤트로픽 등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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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론자들은 주식 공매도보다 채권이나 부채에 베팅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여긴다. 주식은 '숏 스퀴즈' 위험이 더 큰 탓이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가 빌렸던 주식을 갚기 위해 공개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존스트레이딩의 시장전략 책임자 마이클 오루커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을 공매도하는 데 사람들이 더 편안해하고 있다. 그들이 현금흐름을 희생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중대한 변화이자 중대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오라클, 메타, MS 등과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채권 공매도를 권고하고 있다.
헤지펀드 스탠필 캐피털 파트너스를 운영하는 마크 스피겔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투자가 줄어들 것이고, 그로 인해 엔비디아의 칩 판매도 둔화할 것으로 보고 엔비디아 주식을 공매도했다.
그는 "그들이 지출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런 조짐만 보여도 엔비디아 주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조금 손실이 난 상태에서 23일 엔비디아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했지만, 다시 시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QVR 어드바이저스를 운영하는 벤 아이퍼트는 "데이터센터 지출은 결국 큰 폭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오픈AI 기업가치가 상장 후 1년 시점에서 3천억달러를 초과하면 수백만 달러를 잃고, 반대로 그보다 낮으면 수백만 달러를 버는 베팅을 감행했다.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오픈AI는 최근 투자유치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8천30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존스트레이딩의 오루커는 "오라클 공매도는 곧 오픈AI에 대한 (하락)베팅"이라고 했다.
유명 공매도 투자자 짐 차노스는 오마트 테크놀로지 주식 공매도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네바다주에 있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지열발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차노스는 고객들에게 "높은 비용을 감안할 때 이 계약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AI 대기업들에 대한 약세 베팅 규모는 비교적 적은데 여기에는 거대한 약세 베팅을 할 수 있는 수단이 과거와 달리 많지 않기 때문인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들이 대형 약세 베팅의 상대방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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