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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속도·기술·편의성 ‘K-바이오의 습격’…289조 비만약 글로벌시장 판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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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하반기 상륙 박차…3중 작용제 글로벌 임상

    셀트리온 4중 작용제 승부…주사·경구제 투트랙

    대웅 패치·일동 경구제… 편의성 혁신으로 공략

    헤럴드경제

    비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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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만 치료제가 단순한 미용 목적을 넘어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필수 의약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과체중 성인 비율은 최근 40%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에서 2030년 2000억달러(약 289조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속도’, ‘기술력’, ‘편의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미약품, ‘속도’로 승부…올해 ‘국민 비만약’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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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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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비만 치료제 개발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은 가장 강력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 전주기를 아우르는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통해 단기적 시장 선점과 중장기적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 파이프라인인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상업화의 ‘부스터’를 달았다. 지난해 12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NDA)을 완료한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내 국내 시장 공식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3상에서 최대 30.14%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약처의 신속심사(GIFT)를 통해 수입 약물이 점령한 국내 시장에서 ‘비만 치료 주권’을 확보할 첫 주자로 꼽힌다.

    여기에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가 가세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M15275는 GLP-1, GIP, 글루카곤(GCG) 수용체 각각의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뿐 아니라 당뇨 등 대사 질환에 효력을 극대화한 신약이다. 최근 미국 FDA 임상 2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약물은 위 절제술에 버금가는 2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목표로 한다. 특히 신체 대사 최적화를 통해 근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체중 감소의 질’까지 챙기며 기존 글로벌 약물들의 한계를 넘어서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를 정조준하고 있다. 2030년 상용화가 목표다.

    셀트리온, ‘4중 작용’과 ‘경구제’로 기술적 빈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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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셀트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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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은 기존 치료제와 궤를 달리하는 ‘기술적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주류인 2~3중 작용제를 넘어선 ‘4중 작용 주사제(CT-G32)’와 투약 편의성을 극대화한 ‘다중 작용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CT-G32는 식욕 억제와 체중 감량을 넘어 지방 분해 촉진과 에너지 대사 조절까지 아우르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신약을 지향한다. 기존 약물의 단점으로 지목된 개인별 효능 편차와 근손실 부작용을 개선하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사제는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경구제는 2028년 하반기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구제의 경우,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단일 작용제와 달리 다중 타깃을 동시에 공략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초기 급격한 감량이 필요한 환자(주사제)와 장기 유지 치료가 필요한 환자(경구제)를 모두 포괄하는 촘촘한 시장 공략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동·대웅제약, ‘편의성’ 혁신…먹고 붙이는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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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약물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색소를 첨가하고 확대 촬영한 모습. [대웅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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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편의성’은 비만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일동제약과 대웅제약은 주사제의 통증과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제형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동제약의 R&D 계열사 유노비아는 경구용 합성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결과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4주 동안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으며, 1일 1회 복용으로 장기간 유효 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약리적 특성을 갖췄다. 제조 효율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기존 펩타이드 주사제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와 협력해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 치료제를 선보인다. 동전 크기의 패치를 주 1회 부착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는 ‘통증 없는 주사’ 개념을 현실화했다. 기존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한계였던 약물 변질과 정량 주입 문제를 특수 공정으로 해결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의료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주사 바늘 공포를 없애 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바이오, 289조 시장의 ‘게임 체인저’ 될까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한 2700억원 규모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1년 1735억달러(약 2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가 장악한 시장에서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메우기 위해 ‘한국인 맞춤형 안전성’과 ‘장기 관리 효율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약물의 부작용을 낮춰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대사질환까지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민 비만약’으로 명명하며 조기 상용화 의지를 밝혔다. 셀트리온 또한 기존 제품 대비 개선된 효과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주사에서 경구제, 그리고 패치형까지 이어지는 국산 비만 치료제들의 혁신이 289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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