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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국민의힘이 당명 개정을 안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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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위험 크나 효과 어려운 상황

    지방선거 7~8표 행사...후보 많아 정당투표 성향 강해

    '새누리당 효과', 25%컷오프'+ 경제민주화 뒷받침

    정체성 혼란...'절윤' 등 놓고 여전히 논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5년 만에 당명 개정을 추진해왔던 국민의힘이 최근 돌연 지방선거 이후로 개정 작업을 연기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에서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현 시점에서 당명 개정의 리스크는 크지만 개정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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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선거 당일에 선택해야 하는 후보가 많다. 6.3 지방선거의 경우 일반적으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교육감, 광역의원, 기초의원, 광역비례의원, 기초비례의원 등 총 7표를 유권자 1인이 행사해야 한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지역은 최대 8표까지 행사하게 된다. 실질적인 복수의 후보를 가정하면 선별해야 하는 후보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은 데다 대통령선거나 총선과 달리 상대적으로 후보자 인지도도 낮아 사실 후보 개개인의 면모를 모두 제대로 알고 1표를 행사하는 게 쉽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정당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정당 투표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배경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총선과 달리 지선에서는 당명을 보고 찍는 경우가 많은데 당명을 바꾸는 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선에서 행사해야 하는 7표 가운데 기초비례의원, 광역비례의원은 실제 정당 명만 보고 투표한다.

    반면 당명 개정의 효과는 현 시점에서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명 개정 효과는 당의 콘텐츠에 해당하는 인적 쇄신과 정책 변화까지 함께 동반될 때 ‘간판갈이’를 넘어서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가령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당명 개정 역사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2012년 당시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의 전환에는 이 두 가지 뒷받침이 있었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여론조사를 통해 현역 의원의 25%를 무조건 아웃시킨 ‘25% 컷오프’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면적인 정책 변화의 뒷받침이 있었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채택해 ‘친재벌당’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낼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 체제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대한 당 연루설과 2008년 전당대회 때 당시 대표로 선출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 돈 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져 당 지지율이 추락해 4.11 총선 참패가 예상된 상황이었다.

    문제는 현재 국민의힘에 이런 인적 쇄신과 손에 잡히는 뚜렷한 대표 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는 인적 쇄신을 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경제나 민생과 관련한 정책에서 특별히 우리가 제시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있었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이었고, 현재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적은 야당이다. 야당은 정책 자체를 실현하기 어렵다.

    특히 국민의힘은 인적 쇄신과 정책을 말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윤석열 정권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데일리에 쓴 기고문에서 “당명 변경의 실질적 효과는 필수조건이라기 보다는 충분조건이고 의학적인 표현으로는 완충 효과에 그치는데 비유하자면 질병의 근원적 처방인 ‘수술’이 아니라 잠시 고통을 잊는 ‘진통’ 혹은 ‘지혈’, ‘마취’ 정도의 ‘미봉책’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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