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영진 개편 및 현대차 내 TFT 신설
정의선 경영권 승계·기술 투자 자금 확보
지난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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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최동수 인턴기자] 지난달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6에서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보스턴다이내믹스(BD)가 본격적인 상업화와 IPO를 위한 체제 개편에 나섰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BD의 경영진을 재편하고 본사 직속 TFT를 구성하며 30조 몸값으로 평가받는 BD의 나스닥 상장을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 BD, 재무 중심 조직개편 본격화…그룹 내 TFT팀도 신설
엔지니어들이 주도해온 BD가 재무 분야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자본시장 입성은 물론 본격적인 수익 중심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BD를 7년간 이끌어온 로버트 플레이터 BD CEO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플레이터 CEO는 2019년 취임 이후 4족 보행 로봇 ‘스팟’, 물류 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BD를 세계적인 로보틱스 기술 기업 자리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공석이 된 CEO 자리에는 어맨다 맥매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로 낙점됐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대차는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사업기획TFT를 신설하고 로보틱스와 AI 전략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이번 TFT에는 현대차·기아 내 전략투자, 인수합병 및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전문가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BD 경영진 교체와 본사 TFT 구성은 BD IPO를 목표로 두고 기업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속행하겠다는 의지로 판단하고 있다.
김진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는 것은 로봇 사업이 핵심 자산임을 공식화하는 신호"라며 "기술력은 높지만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BD에 대한 의구심을 완화하는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BD 상장은 회사의 사업 확장성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모기업인 현대차로부터 현금 수혈 없이도 독자적인 생존과 성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CES 2026에서 공개됐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BD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과 가격대가 알려지면서 양산형 제품으로 시장의 인식이 바뀐 결과다.
상장으로 확보된 현금은 향후 미래기술 투자의 종잣돈이 될 전망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필드AI’에 수백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최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드AI는 로봇 제어용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로봇이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험 요인을 실시간으로 인식 및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투자를 두고 BD 로봇들이 필드AI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 정의선 경영권 승계에 5.8조…BD IPO로 숨통트이나
지난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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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 상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상속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의 총 규모는 약 5조8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BD 인수 당시 사재 24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20%를 따로 확보한 바 있다. BD가 현재 투자 시장에서 기업가치 30조 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정의선 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6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시 투자금의 25배에 달하는 수익이자, 상속세 재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BD의 IPO는 정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의 근간이 될 것"이라며 "상장을 기점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기에 최적의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astsu@sedaily.com
최동수 기자 easts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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