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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8 (토)

    [기획] 공수표 남발 ‘양치기 코스피社’…제도 허점이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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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수 년 넘게 유증 지연돼도 제재 부재

    부실기업 퇴출 방안 발맞춰 규정 보완 필요

    서울경제TV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전경.[사진=서울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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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코스피 상장사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공언한 뒤, 납입이 장기간 미뤄지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6개월 이상 납입 지연시 패널티를 부여받는 코스닥 상장사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에는 규제 방안이 없어 공수표를 부추기고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 장기간 미뤄지는 자금조달

    27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성안머티리얼스(이하 성안)이 공언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장기간 미뤄지고 있다. 이중 100억원 규모 유증은 2022년부터 3년 넘게 납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성안은 지난 2022년 8월 100억원 규모 유증을 예고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같은 해 10월이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스무 번의 정정공시가 이뤄졌고, 납입일은 올해 4월로 변경됐다.

    회사가 재작년 8월 예고한 총 150억원 규모 유증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엘엠시스템이라는 업체가 지난해 1, 2, 3월에 각각 50억원씩 납입한다고 예고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납입일은 오는 4월(50억원)과 6월(100억원)로 변경됐다.

    아울러 이 업체는 지난 2014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장기간 실적 부진 상태다. 재작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55억원, 101억원이고,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47억원, 7억원이다.

    코스피 상장사 대양금속의 대규모 자금 조달도 미뤄지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50억원 규모 유증을 예고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같은 해 5월이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오는 3월로 미뤄졌다. 1년 가까이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

    유증이 미뤄지는 과정에서 100억원 규모 24회차 전환사채(CB) 발행도 예고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지난해 8월이었지만, 수차례 정정이 이뤄지며 다음달로 미뤄진 상태다. 대양금속은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70억원을 타법인 지분 취득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도 허점, ‘공수표’ 부추긴다

    문제는 코스피 상장사가 자금 조달을 공언한 뒤 장기간 납입이 이뤄지지 않아도, 이들 업체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유증과 전환사채(CB) 등이 최초 납입 예정일로부터 6개월 이상 미뤄지면, 한국거래소는 이를 ‘공시변경’으로 보고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나선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납입 지연과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제도의 허점이 상장사의 ‘공수표’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코스피 상장사는 경우 유증, CB 등 자금 조달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제재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상장법인이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불성실공시법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장사가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것인데, 실정에 맞는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불성실 공시사유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동일했지만 코스닥에 납입 지연 사례가 많이 나오며 이후 추가된 것"이라며 "상장폐지 제도 강화가 계획돼 있기 때문에 불성시 공시 제도 관련한 전반적 사항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 “관련 규정 개선 필요”

    금융당국은 최근 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나서는 등 부실기업 퇴출에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중에는 벌점 강화 내용도 포함돼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당초 1년 간 누계 벌점 15점 이상 부과 받으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이를 10점으로 낮추겠다는 것.

    이러한 기준은 오는 7월부터 적용되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에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지금껏 코스피 상장사는 1년 간 누계 벌점 15점을 부과 받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그쳤지만, 기준을 강화하며 코스피 부실 기업까지 겨냥한 셈.

    다만 거래소는 공시규정에 기입된 내용을 바탕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나서고 있어, 기입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벌점 부과 등 패널티를 부여할 수 없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벌점 요건 강화에 발맞춰 규정 수정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코스닥보단 기준이 여유로워 벌점을 맞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금융당국이 내놓은 벌점 강화 방안에 맞춰 전반적인 불성실공시법인 관련 규정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yonghee@sedaily.com

    권용희 기자 yongh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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