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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8 (토)

    2억까지 무이자라더니 27.5% 세금?…부모대출에 숨은 함정[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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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억1700만원까지 ‘무이자’ 가능…적정이자 4.6% 기준

    부모 각각 나눠 빌리면 4억도 가능? 전제는 ‘개인별 거래’

    국세청은 증여로 추정…차용증·상환기록 없으면 세금 폭탄

    이데일리는 한국세무사회와 함께 국민들의 세금 상식을 넓히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세금 상식, 만가지 사연’을 다룰 <세상만사>에서는 현직 세무사들이 직접 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절세 비법을 전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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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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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근 세무법인 엑스퍼트 대표 세무사] 현재 부동산 시장은 ‘진입장벽의 시대’이자 ‘그들만의 리그’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25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1억원을 넘었고, 평균 매매가는 15억원을 돌파했다.

    설상가상으로 강화된 대출 규제와 고금리는 실수요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수의 현금부자들이 청약과 매매 시장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평범한 무주택자나 청년층이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선택하는 마지막 보루는 부모나 친지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이른바 ‘가족 간 차용’이다.

    “세무사님, 부모님께 2억원 정도 빌리려고 합니다. 주위에서 2억 1700만 원까지는 무이자로 해도 증여세 안 나온다던데요. 사실인가요?”

    얼마 전 사무실을 찾은 한 고객은 부모님께 손을 벌려서라도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때 집을 사야겠다며 이렇게 물었다.

    ‘2억 1700만원’ 세금 부담 없이 부모에게 무이자로 빌릴 수 있는 한도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세무의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국세청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빌리는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적정 이자’…2억 1700만 원까지는 ‘0원’

    세법은 가족 간 금전 거래에도 ‘적정 이자’를 요구한다. 현재 법에서 정한 적정 이자율은 연 4.6%다. 다만, 내야 할 이자와 실제로 지급한 이자의 차액이 연간 1000만원 미만이면 그 차액을 증여로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2억원을 무이자로 빌렸다면, 세법상 적정 이자는 연 920만원(2억원×4.6%)이다. 실제로 이자를 한 푼도 내지 않았어도 차액이 920만원에 그치는 만큼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이른바 ‘2억1700만원’이라는 숫자가 나온 배경이다. 2억1700만원에 연 4.6%를 적용하면 약 998만원으로, 여전히 1000만원 미만이다.

    그러나 빌리는 금액이 늘어나면 ‘무이자 안전지대’는 사라지고, 일부 이자를 실제로 지급해야 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

    3억 원을 빌리면 적정 이자는 연 1380만 원에 달한다. 이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 차액이 1000만원 을 초과해 증여로 간주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최소 약 390만원(약 1.3% 수준)의 이자를 지급해 연간 이자 차액을 1000만원 이하로 맞춰야 한다.

    4억 원을 빌릴 경우에는 적정 이자가 연 1840만원이다. 이때는 최소 약 840만원(약 2.1%)의 이자를 지급해야 차액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5억원이라면 적정 이자가 2300만원으로 늘어나므로, 최소 약 1300만원(약 2.6%) 정도의 이자를 지급해야 증여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결국 금액이 커질수록 ‘완전 무이자’는 불가능해지고, 일정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해야 세무상 안전하다. 단순히 차용증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액에 맞는 이자 지급과 통장 기록이 함께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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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이자를 지급하면 또 다른 세금이 발생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자녀가 부모에게 이자를 지급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그 돈이 이자소득이 된다. 개인 간 금전거래에서 발생한 이자는 과세 대상이다. 통상 이자소득세 25%와 지방소득세 2.5%를 합한 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에게 연간 1000만원의 이자를 지급했다면, 부모는 약 275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자녀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이자를 지급했지만, 부모는 그만큼 세금 부담이 생기는 구조다.

    앞서 본 사례처럼 5억원을 빌리고 연 1300만원가량의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부모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약 357만원(1300만원×27.5%)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부모가 손에 쥐는 금액은 약 943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차용 구조를 설계할 때 양측의 세금 부담을 함께 계산해 봐야 하는 이유다.

    부모에게 각각 나눠 빌리면 ‘무이자 한도’도 늘어

    부모에게 각각 나눠 빌리면 ‘무이자 한도’도 늘어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세법상 ‘연 1000만원 이자 차액 기준’은 거래 당사자 개인별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을 각각 하나의 독립된 거래 주체로 본다는 의미다.

    예컨대 아버지에게 2억1000만원, 어머니에게 2억1000만원을 각각 무이자로 빌린 경우를 가정해보자. 각 거래별로 연 4.6% 적정이자를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이자 차액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증여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이 약 4억원을 부모에게서 무이자 조달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반드시 부부 합산이 아닌 ‘개인별 독립 거래’임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 자금 출처, 계좌 흐름, 차용증 내용이 각각 구분돼 있어야 하며, 실제 상환도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국세청의 시각이다. 세무당국은 특수관계인 간의 현금 거래를 기본적으로 ‘증여’로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증여가 아니라는 입증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

    특히 국세청은 소득이 없는 자녀가 수억원을 빌리거나 무이자 거래일 경우 차용증의 신빙성을 더 까다롭게 따진다. 또한 빌린 돈을 나중에 부모가 몰래 갚아주는지, 만기일까지 상환하는지 끝까지 확인한다.

    대출 절벽 시대에 ‘부모대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별 무이자 한도’만 믿고 대비 없이 자금을 주고받다가는, 훗날 자금출처조사에서 거액의 증여세를 얻어맞을 수 있다. 전문가와 상의해 촘촘한 증빙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절세의 시작이다.

    세무사가 전하는 ‘세상만사’ 실무 팁

    가족 간의 정당한 차용을 증여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 차용증의 시점 객관화:차용증 작성 후 공증이나 확정일자를 받아 ‘나중에 급조한 서류’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비용부담이 있다면, 내용증명이나 이메일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2. 차용증 양식의 현실화:상환일정을 10년, 20년 장기로 설정하기 보다 5년 이내로 하고 이후 상황에 맞춰 갱신 혹은 재계약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

    3. 원금상환 기록 남기기:무이자로 진행하더라도 차용증에 적힌 상환 기일에 맞춰 원금을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가는 ‘통장 기록’을 만들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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