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달러로 커진 국경간 크립토…"스테이블코인 중심 재편”
투자자산에서 결제·송금으로…거래 성격 달라졌다
"한국, 외환 규율·결제 인프라 함께 재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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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가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결제·송금 구조로 재편되면서 국제결제 질서와 외환 체계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수·이승호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발표한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거래가 전통적 국제금융 구조에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국경간 암호화 자산 거래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된다. 2021년 급격한 시장 확대 이후 조정 국면을 거쳤지만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다시 성장세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중심의 투자 거래에서 벗어나 결제와 송금 등 실사용 목적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변화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블록체인 기반 거래가 전통적인 은행 중개 구조와 달리 단일 네트워크에서 거래 검증과 정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국경 개념이 희미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자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주체의 거주성에 따라 국경간 자본 이동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덕분에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송금과 결제에서 활용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비공식적 외화 대체 수단으로 사용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 유형별 성격 차이도 강조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치저장형 자산은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위험선호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형적인 위험자산처럼 작동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 및 소액 단위 거래는 송금 비용, 환율 변동성, 인플레이션, 자본통제 등 실물경제 요인과 밀접하게 연계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환율 불안이나 금융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와 송금이 기존 금융망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책적 대응에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거래는 온체인 기록이 남지만 주소의 익명성으로 인해 실제 경제주체의 거주성을 식별하기 어렵고, 거래소 내부 장부에서 처리되는 오프체인 거래는 공식 통계에 포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제수지 통계 체계 개정을 통해 암호화 자산 분류 기준을 마련하고 국경간 거래 판단 기준을 정비하려는 배경도 이러한 통계 공백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 시스템 차원에서는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디지털 정산 인프라 구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아고라’는 도매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토큰화 예금, 민간 디지털 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결제·정산하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국제 결제 시스템이 기존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네트워크와 공공 인프라가 병존하는 다층적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과제와 관련해서는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온체인 해외 거래 확대에 대응해 외환·자본거래 규율체계의 정합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온체인과 오프체인 데이터를 결합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토큰화 예금과 CBDC 기반 결제 인프라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겼다. 연구진은 디지털 자산을 단순히 규제 대상 여부로 판단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디지털 유동성이 확대되는 국제결제 환경 속에서 원화와 국내 금융기관의 역할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핵심 정책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yalee@sedaily.com
이연아 기자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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