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비왕조와 우호적 관계
반미 이슬람 정권 등극후 충돌
이란 시민, 미 대사관 점거
미국, 이란 민간인 선박 공격
부시 정부 ‘악의 축’ 규정
트럼프, 오바마 정부 화해 정책 폐기
미국이 28일(현지 시간) 이란 공격을 감행하면서 양국간 오랜 반목의 역사가 주목받고 있다. 팔레비왕조 시절 이란은 미국과 우호적이었지만, 왕정이 끝나고 이슬람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은 장기간 충돌하며 해법을 찾지 못했다. 미국은 한때 이란을 ‘악의 축’으로 불렀고, 오바마 정부 시절 화해 무드를 조성했지만 트럼프 정부 이후 수차례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1920년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은 우호적 관계였다. 쿠데타로 집권한 레자 칸의 팔레비 왕조는 서구식 근대화를 추구했고 중동 원유에 눈독을 들인 미국은 팔레비 정권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1950년대 초 반외세와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국민적 인기를 끌며 권력을 잡으면서 미국과 대척점에 섰다.
모사데크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2차대전 종전 후 소련의 영향으로 힘을 키운 이란 공산당(투데당)의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영국과 함께 이란의 왕정 복원 쿠데타를 부추긴다. 재집권에 성공한 팔레비 왕조는 1959년 미국과 군사안보 협력을 시작하는 등 강력한 친미노선을 택한다.
하지만 왕정 체제의 비민주성과 빈부 격차, 이슬람 전통을 무시한 서구화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란 민심을 등에 업고 아야톨라 호메니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키며 신정일치 체제를 구축했다.
그 직후인 1979년 11월 이란 대학생들은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나 양국 관계는 한 층 더 악화했다.
이슬람혁명이 일어나자 국외로 도주한 팔레비 국왕 모하마드 레자가 미국에 입국했는데, 이란의 혁명지도부는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했고 미국은 이를 거부한다. 이에 분노한 이란 대학생들이 1979년 11월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한 뒤 미국인 외교관과 직원 52명을 억류한 것이다.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들은 이란과의 협상 끝에 444일만인 1981년 1월 20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취임일에 풀려났다. 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이란과 미국은 결국 국교를 단절했다.
이후 1980년부터 8년간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이란의 적인 이라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런 가운데 1988년 7월 페르시아만에 있던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여객기를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 290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양국 관계는 더 심각한 지경으로 악화한다.
1996년 8월 미국은 이란과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 이들 국가의 원유와 가스 개발 투자를 금지하는 법을 발표하면서 이란에 대한 경제재제에 착수했다. 또 2002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이라크, 북한과 함께 ‘악의 축’ 국가로 지목했다.
2009년 출범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관계 계선을 도모해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30년 만에 통화였다.
이후 양국은 핵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고 2015년 화해 기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그해 7월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관련 작업을 중단하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단계적으로 경제제재를 푼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급전직하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엔 이란 핵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경제 재재를 부활시켰다.
그러다 2020년 1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 작전으로 제거했고, 작년 6월엔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내 3곳의 주요 핵시설을 B-2 스텔스 폭격기 등을 동원해 파괴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벌이며 다시 한번 무력을 과시했다.
이후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기습 군사작전으로 생포·압송하는데 성공하며 자신감이 한껏 올라간 미국은 결국 핵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다시 이란에 군사 개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