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동 수입 원유 95% 이상이 호르무즈 지나
원유 급등 가능성에 비용부담 우려↑…항공은 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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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세계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물류 및 에너지 산업 전반에도 큰 차질이 우려된다. 국내 해운·정유·항공업계는 비상회의를 열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1일 로이터통신·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안전하지 않다며 선박 통행을 차단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 해군임무단은 이란 혁명수비대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무전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기준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의 69.1%에 달하고,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정유업계, 중동 외 대체 경로 모색…사태 장기화시 수급차질 우려
주요 정유사들은 1일 일제히 비상회의를 열어 사태를 파악하고 향후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고환율이 유지 중인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수송 차질이 현실화하면 원유 가격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항행 중인 유조선의 안전 여부를 최우선으로 점검하면서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민관이 약 7개월 분의 비축유를 확보해둔 상태여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과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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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美 개입에 ‘콘보이’ 기대 어려워…항로 우회하면 비용 급등 불가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운용하는 해운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SK해운, 팬오션 등 유조선과 벌크선박에 주력하는 국내 해운사들에 호르무즈 해협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다.
과거엔 중동 위기 발생 시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콘보이(호송대)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선박이 해협을 지났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사태에 개입해 이런 방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이 해역을 지나는 해외 해운업체들은 이미 회항, 정선, 우회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해운협회 등과 비상 계획을 점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해운사로서는 항로 우회로 인한 운임 상승, 국제유가와 보험료 등 비용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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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중동 항공편 결항 조치…영업비용 상승 전망
항공업계는 공역 폐쇄에 따라 운항편을 회항·취소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노선(인천~두바이)을 주7회 왕복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오후 두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951편(B787-9)을 미얀마 공역에서 인천으로 회항시켰다. 이어 오후 9시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952편도 결항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후속 스케줄을 조정할 방침이다. 현지 상황 변동에 따라 당분간 두바이 노선 운항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운항 정보를 안내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항공업계로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항공사 영업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유 상승분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모두 상쇄하기 어려워 영업이익에 타격을 준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주요 원유 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항공업계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이란 갈등에 따른 환율 상승 가능성도 우려 지점이다. 항공사는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정부도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전날 긴급 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해 이란과 중동 정세를 평가했다. 국가안보실 측은 “현 상황이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관련 부처들의 조치 사항과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며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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