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22년 3월 3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한 거리에 걸려있는 OPEC+ 간판.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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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OPEC 플러스(OPEC+)가 4월부터 하루 20만 6000배럴의 원유를 증산하기로 했다. 겉으로는 공급 확대 조치지만, 시장은 오히려 유가 급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 충격이 증산 효과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OPEC+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4월부터 산유량을 늘리되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말 시행했던 하루 13만 7000배럴 증산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다만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1억배럴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 균형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번 결정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8개 주요 산유국이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인도 등 아시아 수요국에 막대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이란 군이 "해협 통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가운데, 일부 유조선은 이미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 종가 기준 배럴당 7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방향은 같다. 유라시아그룹은 거래 재개 시 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한발 더 나아가 "100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마지막으로 돌파한 시점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후다. 당시 유가 급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을 촉발했다.
한편 OPEC+는 올해 초 수요 둔화 우려로 증산을 보류해왔다.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경우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증산은 수급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지정학적 충격을 완충하려는 '미세 조정'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공급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다. 호르무즈 해협이 실질적으로 봉쇄되거나 통항이 제한될 경우, 하루 수천만 배럴 규모의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OPEC+의 점진적 증산은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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