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비중, 20% 노리고 샀더니 15%로 줄어
비상장 주식 담은 美 ETF에 드러난 ‘유동성 착시’
일론 머스크 일러스트. [chatGPT로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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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비상장 기업 스페이스X에 상장 전부터 투자할 수 있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비상장’ 자산을 ETF에 담는 과정에서 구조적 리스크와 규정 해석의 회색지대가 동시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전 이해가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비상장 기업 스페이스X가 글로벌 핵심 투자처로 부각되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에 상장 전 투자할 수 있는 ETF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사모거래나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스페이스X 지분을 미리 확보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기에 국내 투자자에겐 생소한 구조다.
대표 사례는 미국 자산운용사 배런 캐피털이 운용하는 Baron First Principles ETF(RONB)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RONB는 올해 1월 한때 스페이스X 비중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xAI 등 다른 비상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ETF 자산의 4분의 1 이상이 관련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는 소식에 1월 하순 5거래일간 약 7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단기간에 유입됐다. 상장 2개월여가 지난 현재 해당 ETF 순자산은 약 2000억원 규모로 불어난 상태다.
문제는 자금 유입이 스페이스X의 당초 편입 비중을 희석시켰다는 점이다. 비상장 주식인 스페이스X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에 자금유입 속도에 발맞춰 유연한 편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분모인 순자산총액(AUM)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20%대서 최근 10% 중반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스페이스X에 집중 투자하려는 목적으로 해당 ETF를 매수한 투자자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는 변화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를 두고 기초자산을 비상장 주식으로 한 ETF에서 ‘유동성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금만 유입되고 추가 지분 확보를 못하면 편입 비중이 줄어들고, 환매가 몰릴 땐 상장주식부터 매도해 비상장 지분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해당 ETF가 비상장 주식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법령의 회색지대를 운용사에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배런 캐피털은 스페이스X 지분을 ‘비유동(illiquid)’이 아닌 ‘저유동(less liquid)’ 자산으로 분류했는데, 이 경우 비유동 자산에 적용되는 15% 보유 한도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규제 당국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희석 효과’로 인해 상장 전인 스페이스X 비중이 1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비유동 자산 기준으로도 허용선 안이다. SEC는 이와 관련, 개별 상품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제재 가능성은 낮게 점치면서도 ETF와 비상장 자산을 결합한 구조에 대한 추가 논의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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