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중 부러진 조각 턱뼈로 이동…수술에도 제거 실패
후유증 보장도 없는데…"평생 불안 안고 살아야" 피해가족 분통
치과의원에서 신경치료를 받다가 파절된 의료기기 조각이 턱부위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치과 치료 중 부러진 의료기기 조각이 10대 학생의 턱뼈에 박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생 이물질을 품고 살아야 하는 불안감에도 보험사가 제시한 합의금은 300만원 남짓에 불과해 피해자 가족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구리시에 사는 황모(49)씨의 아들 안모(17)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24년 4월 동네 치과의원에서 신경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 후에도 통증과 염증이 계속됐고, 한 달여 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치료 과정에서 부러진 의료기기 조각이 치아 뿌리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안군의 성장에 따라 조각은 치아 뿌리에서 턱으로 서서히 이동하기까지 했다.
상급병원으로 옮긴 안군은 그해 가을 치아를 뽑고 턱뼈를 갈아내 조각을 제거한 뒤 다시 치아를 심는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의료진은 수술 중 조각이 턱 신경과 너무 가까이 있어 무리하게 제거할 경우 신경 손상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조각은 제거되지 못한 채 지금도 안군의 턱뼈 안에 박혀 있다.
이 때문에 안군의 일상은 크게 위축됐다. 황씨는 연합뉴스에 "학교를 빠지는 날이 많았고, 병원과 통증으로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기 어려운 시기가 반복됐다"며 "(통증이 사라진 후에도) 턱에 남아 있는 의료기구로 친구들과의 운동이나 일상적인 활동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치과의원 측 보험사가 황씨에게 제시한 합의금은 총 309만원이 전부였다. 병원비 200만원을 6 대 4의 비율로 책정해 약 120만원을 지급하고, 위자료 명목으로 189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추후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보장책도 없었다.
황씨는 "아이 입장에서는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문제인데 그런 것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며 "성인이 된 이후 또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와 아이는 앞으로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
환자가 겪는 고통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합의금이 제시되는 것은 의료과실 입증의 구조적 어려움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내과 전문의 출신인 이동필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의사가 무리하게 힘을 가해서 부러졌을 수도 있고 재료가 부실해져서 부러졌을 수도 있다"며 "이런 경우 과실로 볼지 말지 논란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치과용 의료기기의 경우 인체에 머물러도 건강에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소재로 제작돼 추가 후유증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견해도 있다.
이 변호사는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배상하도록 합의를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황씨 역시 현재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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