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2 (월)

    “내부 준법보고서 못 믿나”…KT, 사외이사 비리 의혹 ‘외부 로펌 재조사’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사회가 별도 법무법인 검증 추진

    “감시기구 무력화” vs “추가 확인 필요”

    조사 범위·비용 집행 원칙 불투명하면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 이사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둘러싼 긴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사외이사 비리 의혹 조사 보고서를 내놓았지만, 이사회가 별도로 제3자(법무법인) 조사를 추진하면서 “내부 감시기구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 개인 비리 의혹 조사를 제3기관이 맡기로 했는데, 그 ‘제3’이 법무법인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KT 이사회는 “제3의 독립 기관을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독립적인 준법 감시 기능이 작동 중인 상황에서 별도 조사 착수 자체가 내부 감시 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용 문제도 쟁점이다. 법률자문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구조라면 특정 사외이사 개인 이슈에 회사 자금이 쓰이는 셈이어서, 배임 소지까지 거론된다. 추가 조사의 근거와 범위, 비용 집행 원칙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으면 의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위원회가 투자 알선·취업 청탁 의혹 등을 문제 삼았음에도 이사회가 이를 공식 안건으로 다루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정황이 거론되면서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외부 로펌 검증이 내부 감시 조직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KT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조직과 권한이 확대됐고, 핵심 사업과 관련해서도 리스크 점검을 이어왔다.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5년간 2조4000억원 규모 공동 투자·협력 계약 과정에서도 ‘불공정 소지’ 등 법률 리스크를 점검하며 컨설팅사업부 등 현업 조직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준법 기능이 사후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는 장치라는 점을 설득했고 김 대표가 직접 브리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이사회 승인 사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위원회를 이사회 하부 기구처럼 두려 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관건은 이사회가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독립성과 권고 체계를 얼마나 존중하느냐다. 내부 견제 장치의 권위가 흔들리는 순간, KT의 준법·감시 체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게 KT 안팎의 시각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